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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미국에서 '주 3일 출근' 이뤄낼 수 있을까 [세계·사람·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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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근무해도 급여삭감은 안돼"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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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직원 일부는 사무실에 출근하고 일부는 재택 근무하는 유연 근무제 회사의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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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미국 노동시장에 정착된 유연근무가 사실상의 '주 4일 근무', 심지어 '주 3일 근무'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출근과 재택을 병행하는 유연근무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미국 근로자 상당수가 화~목요일 등 주 2, 3일만 출근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15일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평일 가운데 일부 요일의 재택근무를 허용하고 있는 미국 기업들이 코로나19 이후에도 업무 효율과 직원 만족을 함께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고민 중이다. 갤럽은 기업들의 요구에 따라 최근 재택·원격 근무가 가능한 근로자 8,090명을 대상으로 △주당 며칠을 출근하고 있으며 △주 며칠 출근을 선호하는지 △가장 많이 출근하는 요일은 언제이며 △어느 요일 출근을 선호하는지 등을 조사해 발표했다.

출근 일수에 대한 조사에서 유연근무 중인 근로자의 3명 중 2명은 주중 출근일이 3일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3분의 1은 일주일에 하루, 3분의 1은 2~3일, 나머지 3분의 1은 4일을 사무실에서 근무한다고 응답했다. 주중 출근 횟수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8%가 '3일 이하의 출근'을 원했다. 2일 출근을 선호한 비율(29%)이 가장 많았고, 3일(22%)과 1일(19%)이 그다음이었다. 4일은 12%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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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문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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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해야 하는 요일에 대한 조사에서는 사실상 '주 4일 근무' 혹은 '주 3일 근무'를 원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개별 요일에 대한 출근 실태는 수요일(63%), 화요일(62%), 목요일(59%) 순으로 높았고 월요일은 50%, 금요일은 39%에 머물렀다. 출근 희망 요일로는 화~목요일이 많았고, 금요일을 희망한 비율이 가장 적었다. 주말과 전후로 연결된 금요일과 월요일 재택을 통해 실질적으로 주 3일, 주 4일 근무 효과를 내려는 속내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최적 출근 일수는 대부분 주 3일 이하라고 답했지만, 업무 성격에 따라 그 양상은 조금 달랐다. 협업이 필요한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은 독립적인 업무 종사자보다 3~4일 출근을 선호하는 비율이 높았다. 유연근무를 선호하기는 했지만, 유연근무 확대를 위한 임금 삭감에는 강하게 반대하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유연근무를 위해서 어느 정도의 급여 삭감을 감수할 수 있냐는 질문에 절반 이상(56%)이 전혀 감수할 생각이 없다(0%)고 답했고, '5% 삭감할 수 있다'는 의견은 18% 정도에 불과했다.

유연근무의 확산은 미국에만 그치지 않는다. 영국 정부가 올해 초 실시한 실태조사에서도 절반 이상의 영국 근로자가 코로나19로 유연근무에 참여하고 있으며,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유연근무가 계속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또 연봉 4만 파운드 이상 고소득자일수록 유연근무를 희망하는 비율이 높았다.

한편, 근로자들의 유연근무 희망 요구가 미국은 물론 다국적 기업의 주요 현안으로 부상했다. 영국 BBC는 주요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유연근무 확대 요구와 생산성 유지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묘안을 짜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코로나19 종식을 계기로 전원 출근하는 옛 방식으로의 복귀를 시도하고 있다. 테슬라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가 대표적 인물인데, 그는 "원격 근무를 하고 싶은 사람은 테슬라를 떠나야 한다"며 항시 출근을 지시했고, 최근 인수한 트위터에도 같은 원칙이 적용될 것임을 선언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포스코가 정부의 방역 지침이 완화되자 가장 먼저 재택근무를 중단했다.

송은미 기자 mys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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