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4 (월)

"폴란드 타격 미사일, 우리 절대 아냐"…젤렌스키의 속사정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머니투데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AFPBBNews=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5일(현지시간) 폴란드 영토에 떨어져 2명의 사망자를 낸 미사일은 우크라이나의 방공 미사일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해당 미사일이 러시아가 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서방과 이례적으로 견해차를 드러내고 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태국 방콕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폴란드가 수행하는 조사를 전적으로 신뢰한다"며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의 방공 미사일이라는 예비조사에 상충하는 어떤 증거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 공습을 벌이는 중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의 국경마을에 미사일이 떨어져 2명이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러시아 소행설이 제기되며 확전 공포가 덮쳤으나 폴란드와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순항 미사일을 요격하는 과정에서 날아온 오발탄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폴란드 안제이 두다 대통령은 16일 "우리와 동맹국 정보에 따르면 미사일은 우크라이나의 방공 시스템에서 발사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우발적 사고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전쟁에서 자국을 지원해온 서방의 예비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우리 미사일이 아니라고 확신한다. 우크라이나 책임이라는 증거를 원한다"며 기존 주장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블링컨 장관이 이날 거듭 조사 결과를 신뢰한다고 밝힌 건 젤렌스키 대통령의 러시아 배후설을 반박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역시 17일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증거에 입각한 얘기가 아니다"라고 일축한 바 있다. 만일 러시아 소행이라며 나토의 집단방위 조항에 따라 확전으로 번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사 결과를 부인한 것에 일침을 날린 것이다.

외신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서방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는 건 자국의 책임을 인정할 경우 허위 정보 공작을 반복해 온 러시아의 이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봤다. 러시아는 미사일 낙하 사건 직후부터 관련성을 부인했고 러시아에선 우크라이나가 나토를 참전시키기 위해 러시아산 미사일을 폴란드 영토로 떨어뜨렸다는 주장이 번지기도 했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은 군의 최고 사령관으로서 전시 상황에서 군사적 판단 오류를 쉽게 인정하기도 어려운 사정이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서방은 이번 사고는 우크라이나의 잘못이 아니고 궁극적 책임은 러시아에 있다며 반러 전선에 균열이 생기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블링컨 장관 역시 이날 "최종 책임은 러시아에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기반시설을 향한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을 강력 규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7일 블룸버그 포럼 인터뷰에서 "내가 100%를 다 알지 못하듯 세계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100%를 다 알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나는 러시아 미사일로 확신하지만, 우리 역시 러시아 공격을 막기 위해 무기를 발사한 사실을 알고 있다"며 기존 입장을 일부나마 누그러뜨렸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