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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이슈 세계 속의 북한

펜스 美 前부통령 "경호국 반대에도 무장 북한군 코앞까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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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서 일화 소개 "도발의 시간 끝났다는 메시지 전달 원했다"

"오벌오피스에 선 김영철 모습 싫었지만 북핵 폐기 목표 위해 이해"

"'화염과 분노' 메시지 효과적…평화는 힘에서 시작된다는 것 증명"

연합뉴스

북측 바라보는 펜스 미국 전 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사진공동취재단.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은 2017년 비무장지대(DMZ)를 찾았을 때 비밀경호국(SS)의 반대에도 대북 메시지 차원에서 북한군이 훤히 보이는 군사분계선(MDL) 코앞까지 접근했다고 회고록에서 밝혔다.

펜스 전 부통령은 최근 발간한 회고록 '신이여 나를 도와주소서'(So Help Me God)에서 2017년 4월 방한 당시를 거론하며 "우린 공동경비구역(JSA)에 있는 남측 지역의 '자유의 집'으로 걸어갔다"며 "비밀경호국이 원래 승인한 계획은 내가 거기에서 방탄유리의 안전함 뒤에서 브리핑을 받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국경을 보기 위해 밖으로 나가고 싶다고 참모에게 말했고, 처음에 비밀경호국은 격하게 반대했다"며 "중무장한 북한군이 시야에 있었고 안전이 보장되지 않았지만, 난 그렇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수십 년간의 '전략적 인내' 이후 북한의 주민에 대한 잔인함, 핵 야망과 도발의 시간이 끝났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나가기로 했다"며 "북한이 내 얼굴을 보길 원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비밀경호국 요원들, 부인 카렌 등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며 "우리 앞에 남북이 만나는 푸른 건물을 볼 수 있었고, 북한군들이 약 100야드(약 91m) 앞에서 주시하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펜스 전 부통령은 자유의 집을 찾아 장병들을 격려한 뒤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25m 떨어진 최북단 '오울렛 초소'를 방문해 북측을 살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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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오울렛 둘러보는 펜스 미 전 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사진공동취재단.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그 전날 한국에 도착해 호텔로 가는 차 속에서 건물과 버스정류장 밖에 걸린 자신에 대한 환영 플래카드를 보고 기운이 났었다며, 특히 '에드 펜스 당신의 헌신에 감사드린다'는 문구를 보고 "눈물을 참아야 했다"고 회고했다.

에드워드 펜스는 펜스 전 부통령의 부친으로, 한국전 참전용사다. 소위로 참전해 경기 연천 북쪽의 고지인 '폭찹힐 전투'(Battle of Pork Chop Hill)에서 사투를 벌인 공로를 인정받아 1953년 브론즈 스타 메달(동성훈장)을 받았다.

펜스 전 부통령은 회고록에서 2018년 6월 1일 김영철 당시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백악관을 찾았을 때의 소회도 밝혔다.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놓고 북미 간 기 싸움이 치열했던 당시 김 부위원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김영철은 북한의 전 정보수장이자 북한군 장성이었다"며 "그가 대통령 집무실(오벌오피스)에 서 있었고, (미국 독립선언서 입안자인) 토머스 제퍼슨 전 대통령 초상화 아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그 장소에 열광하지 않았다. (김영철이) 독립선언서 작성자의 그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잔인한 독재자 중 한 명의 심복으로써 내가 인식하고 있는 것의 부조화가 내게서 사라지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대통령 집무실은 신성한 장소는 아니지만, 그곳에 들어갈 권리는 생명과 자유, 행복 추구 등 미국을 대표하는 가치에 맞는 사람들에게 있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난 왜 대통령이 김영철을 환영했는지, 왜 김정은의 모욕과 위협에도 그렇게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대북 외교 모색에 쓰고 있는지를 이해했다"며 "무엇보다 우리의 진정한 목표는 북핵 프로그램을 끝내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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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로부터 김정은 친서 받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백악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펜스 전 부통령은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2017년 8월 북한에 대해 언급한 '화염과 분노'를 거론하면서 "최대 압박은 효과적이었다. 화염과 분노라는, 위협에 대응한 위협으로 대응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는 효과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정은은 협상장에 나왔고, 우리가 재임하는 동안 미사일 시험과 핵 위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며 "우리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길을 닦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새 대통령(조 바이든)이 취임하자 김정은은 미사일 발사에 복귀했고, 해묵은 도발과 위협 패턴으로 돌아갔다"며 "트럼프 정부는 평화가 힘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역대 미 대통령은 같은 대북 접근법을 취해왔고, 유엔은 북한에 제재를 거듭 부과했다"면서 "하지만 어떤 것도 김씨 일가의 핵무기 개발과 대미 위협을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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