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반도 '심판의날 항공기' 떴다…"北에 응징 능력 보인 것" |
"화염 키우고 하늘색 바꿨다"…北미사일 발사 사진 조작 들통 |
북한이 사거리 1만5000㎞가 넘는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성공하면서 한ㆍ미 군 당국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북한은 실전배치를 의미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부대’라는 명칭까지 처음 꺼내며 미국 본토를 겨냥한 위협 수위를 끌어올렸다.
지난 18일 '화성-17형' 발사와 관련해 북한이 공개한 영상에서 인민군 병사가 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르는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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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북한은 전날 '화성포-17형'(화성-17형) 발사에 성공했다며 구체적인 미사일의 비행 제원(최고 고도 6049㎞, 비행거리 999.2㎞, 비행시간 약 69분)을 공개했다. 이는 발사 당일 한ㆍ미 군 당국의 탐지 내용(고도 약 6100㎞, 비행거리 약 1000㎞)과 다르지 않았다.
이뿐 아니라 지난 3월 25일 북한이 전날 화성-17형을 쐈다며 공개한 비행 제원(최고 고도 6248㎞, 비행거리 1090㎞, 비행시간 약 67분)과도 거의 같은 수준이다. 당시 군 당국은 화성 17형이 아닌 ‘화성-15형’ 개량형(사거리 1만3000㎞ 이상)으로 평가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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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군 소식통은 “북한 발표만 놓고 보면 8개월 사이 같은 미사일을 두 번 발사해 두 번 모두 성공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 3월 발사를 초기 성공으로 간주하고 이번에 실전 입증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에 대륙간탄도미사일부대의 존재를 밝힌 것도 이같은 실전배치를 강조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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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탄두 입증해야 ICBM 완성"
다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ICBM의 최종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다탄두 각개목표설정 재돌입 비행체(MIRV)’ 개발에는 아직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한다. 즉 미 본토 어디든 타격할 수 있는 화성-17형의 탄두부 안에 3~5개 핵탄두 재진입체(RV)를 넣어 복수의 목표물을 공격하는 것이 향후 북한의 ICBM 개발 방향인 셈이다.
복수의 탄두 가운데 핵탄두가 아닌 가짜 유인체(decoy)를 넣을 경우 미국의 미사일방어망(MD)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18일 화성-17형 미사일이 궤적을 그리며 날아가는 모습. 연합뉴스 |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체 기술 등 미진한 기술력을 높은 고도에서 핵을 터뜨리는 전자기파(EMP) 공격으로 극복했다는 분석도 있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미 본토 500㎞ 상공에서 핵 EMP를 터뜨리면 미 전역의 전자ㆍ통신 장비가 순식간에 마비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핵 EMP 공격력을 확보한다면 재진입체 기술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3일 감행한 신형 ICBM 시험발사와 관련해 핵 EMP 공격 시험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군 당국은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ICBM을 발사했지만 실패했다”고 판단했다.
공군 F-35A 전투기가 지난 18일 강원도 태백 필승사격장에서 'GBU-12' 정밀유도폭탄을 이용한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합동참모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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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준비 중인 7차 핵실험이 이같은 ICBM 위협을 강화하기 위한 핵실험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MIRV에 실을 수 있게 ‘소형화된 전략 핵탄두’를 실증하는 형태로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만일 북한이 소형화된 전략핵을 보여준다면 전술핵을 따로 입증할 필요가 없다”며 “북한 입장에서 미국과 협상을 위해서라면 ICBM과 관련이 있는 핵실험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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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5A 정밀타격으로 경고
한ㆍ미 군 당국은 북한의 ICBM 발사에 대응해 지난 19일 미국의 전략자산인 B-1B 초음속 폭격기 2대를 괌에서 한반도로 재전개했다. 전날엔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를 동원한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 정밀타격 훈련을 벌였다.
특히 F-35A가 내부 탑재한 정밀유도폭탄(GBU-12)을 실사격하는 장면을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한 것은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평가됐다. 북한의 대공망을 피해 핵ㆍ미사일 시설은 물론 북한 수뇌부를 은밀히 타격할 수 있는 핵심 자산을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북한이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착탄한 것으로 보이는 일본 홋카이도 해역을 일본 해상보안청 경비정이 항해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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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의 상시 능력인 F-35A의 정밀타격 능력이 미군의 간헐적인 B-1B 전개보다 훨씬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여러 곳에 배치된 북한의 TEL을 동시다발로 타격하기 위해선 현재의 F-35A 40대 체제로는 불충분하다”며 “추가 20기 도입(2023~2028년)은 물론 주한 미 7공군의 F-16 전투기를 F-35A로 조기에 교체하는 것이 북한에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미 공군은 일본 항공자위대와도 지난 18일부터 이틀간 연합공중훈련을 가졌다. 19일에는 한반도에서 한ㆍ미 연합훈련을 마친 B-1B 2대가 곧바로 일본 규슈 북서쪽 상공에서 공자대 F-2 전투기 5대와 연합 편대비행에 나섰다. 전날엔 공자대 F-15 전투기와 주일미군 F-16 전투기 등 4대가 출격해 훈련했다.
“정상각도로 쏘면 1만5000㎞"…美 MD망 우회 타격 노리는 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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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지난달 18일과 19일 각 2대씩 B-1B 4대를 괌에 전진 배치한 이후 B-1B의 한ㆍ일 전개는 잦아졌다. 한ㆍ미 대규모 연합공중훈련(비질런트 스톰) 마지막 날인 지난 5일에도 B-1B 2대가 한반도를 거쳐 일본에서 훈련을 벌인 바 있다.
정부 소식통은 “화성-17형 미사일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떨어지는 등 한ㆍ미ㆍ일 공동의 위협이 커지면서 지난 5년간 볼 수 없었던 3국간 안보협력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미군을 중심으로 한ㆍ일 간 군사활동이 다변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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