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8 (월)

선박용 후판 가격 협상 힘겨루기…조선사 "더 내려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철광석 가격 인하·저렴한 수입산 확대…"톤당 20만 원 내려야"
철강업체 "강달러·태풍 피해 등으로 무리"


더팩트

조선업계와 철강업계가 하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을 두고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의 모습.(기사 내용과 무관) /더팩트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조선업체와 철강업체가 올해 하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을 두고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조선사들은 후판의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하락하고, 저렴한 수입산 후판 유통이 확대된 것을 고려해 가격을 더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철강업체들은 원자재 가격이 떨어졌음에도 '강달러'로 인해 체감 효과가 없고, 태풍 피해로 인해 가격 인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22일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조선·철강사 간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후판 가격 협상은 6월에 협의를 진항을 시작하고, 8~9월에는 결론이 난다"면서 "이번처럼 11월 말까지 밀리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후판 가격 협상이 지지부진한 것은 원자재인 철광석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조선업체들이 추가로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후판 가격 기준이 되는 중국 철광석 수입가격은 지난 3월 톤당 162.75달러였다. 그러나 지난 7월 116.54달러, 11월에는 95.30달러로 올해 처음 톤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3월 최고점 대비 35%가량 가격이 낮아진 셈이다.

여기에 국내산 후판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산 후판도 늘어나면서 가격 인하 요구가 더욱 커지고 있다. 내산 후판보다 저렴한 수입산 후판 수입량도 늘어나면서 가격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올해 9월까지 누적 후판 수입량은 약 129만2220톤으로 전년 동기(66만5429톤)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현재 조선업계는 톤당 20만 원 수준의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철강업계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조선업계의 경우 그동안 부진했던 성적표를 만회하기 위해 후판 가격을 대폭 인하하고, 수익 개선을 노리겠다는 분위기다. 조선용 후판은 선박건조 원가의 20%를, 선박중량의 80%를 차지한다.

특히 조선업계는 올해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 결과가 올해 4분기 흑자전환을 좌우할 것으로 본다. 3분기에도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각각 1102억 원, 190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지난 분기 영업손실은 임금인상 소급분, 해양플랜트 주문고객 클레임 합의 등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손실에 반영된 것"이라며 "이를 감안하면 후판값 인하로 인한 원가가 절감될 경우 4분기 흑자 전환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철강업계 측은 고환율 영향, 포스코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 등으로 최근 실적이 좋지 않기 때문에 후판값 인하가 어렵다는 견해다.

지난 1분기 평균 1205원을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은 2분기 평균 1261원으로 올랐으며 3분기는 1338원까지 상승했다.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9195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조2000억 원 가까이 줄었으며, 같은기간 현대제철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54.9% 줄어든 3730억 원을 기록했다.

철강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조선소 쪽에서는 당연히 실적이 좋지 않았고, 원자재 가격 인하됐으니 내려달라고 주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철강업계에서도 인하를 검토하고는 있지만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인한 생산중단과 더불어 환차손 영향으로 실적 개선이 어렵기 때문에 인하 폭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