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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대물림' 기아차 귀족노조 생떼에···정부, 칼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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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기아차에 단체협약 위법 소지 공문

시정명령도 검토···지노의 의결에 3개월 소요

정부, 고용세습 근절 속도···노동계는 반발

서울경제


기아차 노사의 단체협약을 통한 고용세습에 제동이 걸렸다. 정부는 기아차뿐만 아니라 대기업에 만연한 고용세습 근절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고용세습은 청년에게 공정한 채용 기회를 박탈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본지 2021년 11월18일자 13면 참조

22일 고용노동부와 산업계에 따르면 고용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양지청은 이달 초 기아차 노사에 단체협약 제26조 1항이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1항은 질병으로 사망한 재직 조합원의 직계가족의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는 내용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기아차 노사가 단체협상 과정에서 1항을 시정할지 지켜봤다”며 “1항이 바뀌지 않아 노사에 공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고용부는 기아차의 1항을 고치기 위해 시정명령도 검토 중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단체협약이 법령에 위반된다면 행정관청이 시정명령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단 고용부가 시정명령을 하려면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의결을 먼저 거쳐야 한다. 통상 의결은 3개월가량 소요된다.

고용세습 문제는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우선·특별채용 조항을 통해 이뤄지는 고용세습은 헌법 11조에서 보장한 평등권, 고용정책기본법 7조에서 정한 취업기회의 균등한 보장 등에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윤석열 정부는 국정과제 중 하나로 공정한 채용 기회 보장을 정했다. 노조의 자녀 우선 채용이 산업 변화, 청년 실업난을 고려할 때 좌시할 수 없는 관행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 단체협약의 위법성을 찾아내 고치고 있다. 이를 위해 고용부가 8월 100인 이상 사업장 단체협약 1057개를 조사한 결과 63개에서 고용세습으로 볼 수 있는 조항이 확인됐다. 정년퇴직자, 장기근속자, 업무 외 상병자, 직원의 직계가족 채용이 58건으로 가장 많았다. 위법한 우선·특별채용 조항이 있는 사업장 규모를 보면 300인 이상 사업장이 52.4%로 절반을 넘었다. 대부분 노조가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에 있는 상황과 일치한다. 대법원은 2020년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은 유가족의 자녀에 대한 특별채용만 가능하다고 고용세습의 경계선을 그었다.

하지만 노동계는 정부의 고용세습 근절 방향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한국노총은 8월 고용부 실태 조사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2015년 위법 단체협약 시정지도를 7년 만에 다시 꺼냈다”며 “채용 확대 효과가 없는 정책을 다시 편 것은 결국 노조 길들이기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노동계에서는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 조항이 이미 사문화됐다는 목소리도 낸다.

고용부는 앞으로 위법한 단체협약에 대해 시정명령과 시정명령 불이행 시 사법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양종곤·김기혁 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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