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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코로나19 백신 개발

4개월 아들 위독한데... 부모 “코로나 백신 접종 안한 피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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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코로나 백신 접종을 준비하는 간호사.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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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의 한 부모가 심장 질환을 앓는 아이의 수술을 앞두고 코로나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안전한 피’를 수혈해달라고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5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 가디언 등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한 부모가 4개월 아들의 폐동맥판협착증(PVS) 수술에 코로나 백신을 맞지 않은 이들의 피를 사용해줄 것을 의료진에 요구했다. 하지만 뉴질랜드 보건관리청은 백신 접종 여부가 수혈에 위험을 주지 않는다며 이를 거부했다.

아이의 가족 측은 반발했다. 환자 가족을 대리하는 수 그레이 변호사는 “아이의 어머니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술이 적용된 백신에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잔류하고 있어 혈액이 오염될 위험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아이 가족은 mRNA 백신을 맞지 않은 ‘안전한 피’를 원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이 아버지는 “우리는 코로나 예방 접종으로 더럽혀진 피를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현재 아이는 병세가 악화돼 하루빨리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보건관리청 관계자는 “아이의 심장이 뛸 때마다 증상이 위독해지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보건당국은 아이를 일시적으로 가족으로부터 격리한 후 보호권을 부여받아 수술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오클랜드 고등법원은 이에 대한 허용 여부를 오는 6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온라인상에 퍼져 있는 코로나와 관련한 허위 정보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허위 정보를 모니터링하는 시민단체 ‘디스인포메이션 프로젝트’의 산자나 하토투와 연구원은 “이번 일은 음모론이 가장 유독한 방식으로 표출된 사례”라며 “안 그래도 음모론이 판치는 대안 매체들에서 혐오 발언이 급증하고 있다”고 했다.

뉴질랜드의 백신 반대론자들은 여전히 아이의 수술에 국가가 개입하는 건 지나친 처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윈스턴 피터스 전 외무장관은 “코로나 백신에는 여전히 의문점이 많다”며 “진짜 의사라면 뉴질랜드가 코로나 백신에 대해 진실을 말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부모의 무지로 자녀의 의료 서비스를 거부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지만, 이번 경우는 다르다”며 “아이 부모는 코로나 백신을 맞은 사람의 혈액을 사용하는 수혈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 이건 원칙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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