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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이슈 화물연대 총파업

시들해진 화물연대 파업공세…이번주 국회서 협상 물꼬 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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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총파업)가 2주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주 협상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 경제 전반의 피해는 물론 화물연대 조합원들도 버티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민주노총 주도의 총파업도 기대만큼 커지지 않으면서 이른바 '공세 종말점'에 이르렀다는 진단이 나온다. 시간이 지날수록 파업 동력을 얻기 어려운 만큼 화물연대 역시 여러가지 방안으로 사태를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 역시 추가 업무개시명령 보류와 함께 발언 수위를 낮추고 있어 극적 타결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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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뉴스핌] 박승봉 기자 =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 의왕ICD 제2터미널 앞 도로 한 쪽 4개 차로에서 경찰 측 추산 3500여 명 규모의 '전국동시다발 총파업·총력투쟁 대회'를 개최했다. 2022.12.06 1141worl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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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논의 약속 어겨" 화물연대 진퇴양난…이재명 대표 직접 중재 제안

7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 30일 정부와 화물연대의 두 차례 면담 이후 파업을 풀기 위한 노정 대화는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가 화물연대와의 협상 주체로 나설 수 없어지면서다. 당정이 '안전운임제 일몰제 3년 연장, 품목 확대 곤란'이라는 입장을 정하고부터 범 정부 대응이 시작돼 국토부 실무진 차원의 의사결정은 불가능해졌다.

파업을 끌고 온 화물연대는 진퇴양난인 측면이 있다. 항목별로 조율하겠다는 입장을 열어놓고 두 차례 국토부와 대화에 나섰지만 협의안을 제시조차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기존 입장을 바꿀 수 없다고 선언하면서 협상 창구 자체가 막힌 셈이다. 이에 화물연대는 정부가 논의 자체를 거부했다고 공세를 펴고 파업을 이어가는 것 외에 선택지가 사라졌다.

여기에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이라는 유례 없는 강제조치를 밀어붙이면서 파업 동력도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수억원의 차량 할부금을 매달 갚아야 하는 화물차주들이 운송을 중단하면 그만큼 피해가 커지기 때문에 파업을 장기로 끌고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이에 화물연대는 사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회를 통한 논의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정부가 논의를 하겠다던 약속을 어기고 제도에 대해 성실하게 고민하지 않았다"며 "파업을 예고하기 전부터 10월 말 예고 이후에도 계속 대화하고 열흘 남겨두고도 파업 전에 해결하자고 국토부에 얘기했지만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파업 이전부터 업무개시명령을 논의했다는 정황이 나오는 등 현재로서는 정부를 신뢰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토부의 중재 역할이 전혀 작동을 안하고 있어서 여러가지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물연대는 우리정부가 비준한 국제노동기구(ILO) 협약상 화물연대가 노조 지위를 인정받고 있고 조사요구 공문은 공정거래법 조문만 나열해 목적이 추상적이고 조사 방법이 무제한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직접 중재에 나서겠다"며 국민의힘이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화물연대 모두에 강대강 대치를 고집하지 말라며 대화를 통해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지난 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단독으로 법안소위를 개최해 안전운임제를 논의하며 파행이 이어지자 당 차원의 대응에 나선 것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사태 조기 타결을 위해 양당 원내대표나 정책위의장이 바로 중재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의사일정 합의를 안해주는 국민의힘에 책임을 묻는다고도 볼 수 있다. 2일 민주당 단독 소위 개최 역시 국민의힘이 일정을 받지 않으면서 결국 민주당이 개최를 밀어붙였다. 국토부 역시 참석하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합의된 일정이 아니었기 때문"이라며 "여야가 합의하면 언제든지 논의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파업을 중단하고 국회에서 논의하자고 화물연대에 연일 공세를 편 상황을 고려할 때 국민의힘이 국토위 일정 논의 자체를 지연시키는 것은 모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이 국회 논의를 강조해 온 만큼 민주당의 제안을 거부할 명분이 떨어진다는 점에서도 국회 논의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이르면 이번주 극적 타결을 이룰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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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30일 둔촌주공 재건축 건설현장을 찾아 간담회를 열어 현장 피해상황을 점검하고 건설관계자와 입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국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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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은 국회 논의 강조, 국민의힘은 의사일정 반대 '모순'…공정위 압박도 가세

화물연대는 지난달 29일 시멘트부문에 대한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발동 이후 어려움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날 국토부에 따르면 업무개시명령서를 발부받은 곳들 가운데 운송사 7곳, 차주 43명이 운송을 재개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멘트 운송 역시 5일 기준 평년의 84%를 회복했고 레미콘 생산은 48%까지 올라왔다. 항만 컨테이너 반출입량도 광양항 등 일부를 제외하고 평년 수준을 대부분 회복했다. 화물차주들 사이에 불안감이 커진 결과 비조합원을 중심으로 속속 업무 복귀에 나선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조사도 시작됐다. 공정위는 지난 2, 5일에 이어 이날까지 세 번에 걸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사무실 진입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화물연대는 공정위 조사의 적법성, 명확성, 현장조사 필요성 등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아 조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제40조 부당한 공동행위의 금지, 제51조 사업자 단체의 금지 행위를 위반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화물연대가 비조합원 또는 조합원의 운송거부를 강요하거나 운송을 방해하는 행위가 해당 조항상 금지행위로 보고 있다.

정부의 공세 수위도 한층 낮아졌다. 지난 4일 관계장관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정유·철강부문 업무개시명령 추가 발동 준비를 지시했지만 이날 국무회의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화물연대 파업을 북핵 위협에 비유하는 등 강경발언을 이어가던 대통령실은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쟁의행위는 근로자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라며 정반대 입장을 내놨다.

이와 함께 지난 6일 포항의 화물연대 농성현장을 찾은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짧은 시간이지만 화물연대 측과 대화를 나누기도 하는 등 협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지하철과 철도노조의 파업이 이뤄지지 않았고 건설노조 파업도 결국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화물연대의 총파업 공세는 시들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선복귀 후협의라는 원칙으로 민주당이 국회에서 지원해준다는 약속을 한만큼 주말이나 내주초에는 협상 가능성이 엿보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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