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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정찰용서 살생무기로 50년…‘드론전’ 시험장된 우크라-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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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지난해 자폭 드론으로 우크라이나에 공세

우크라이나 역시 드론 통해 러시아 본토 타격에 나서

저렴한 가격으로 높은 효율 낼 수 있는 드론 공격

과거 정찰용이었지만 이제는 드론이 공격용 무기화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최초의 본격적인 무인 항공기 전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에 대해 ‘최초의 본격 드론전’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의 비행장이 드론 공격을 받았는데 공격의 주체는 우크라이나로 의심받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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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 상공서 포착된 이란제 자폭드론 샤헤드-136.(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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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선 5일에도 러시아 라쟌 지역의 댜길레보 공군기지와 사라토프의 엥겔스-2 기지 등이 드론 공격을 받았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 공격으로 비행기 2대가 경미하게 파손되고 3명의 정비 인력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드론’이 새로운 무기로 떠오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공격의 배후로 지목된 데 대해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는 않고 있지만 외신들은 대체로 우크라이나의 보복이 시작됐다는 평가를 내렸다.

러시아도 드론을 전쟁터에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10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러시아군 드론 28대를 동원해 공격에 나섰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이란제 자폭 드론인 ‘샤헤드-136’을 도입해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드론이 전면에 등장해 양방 모두에 실질적 피해를 입힌 첫 번째 전쟁이다. 아프가니스탄과 중동에서 미군이 드론을 활용한 적은 있지만 이미 아프간과 중동의 공중은 미국에 제압당한 뒤였다.

드론 공격이 적극 활용되는 배경으로는 경제적 이유가 꼽힌다. 샤헤드-136의 경우 대당 가격이 2만 달러(약 2600만원) 내외로 수백만 달러를 호가하는 미사일에 비하면 저렴하다. 비행가능 거리도 2000km에 달해 아군의 인명 피해 없이 적의 후방 공격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휴전 압박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독자적 공격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이번 전쟁이 군사용 드론의 시험장이 되는 배경이다.

우크라이나군은 튀르키예가 만든 ‘바이락타르 TB2’를 도입해 쓰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또 세르히 쿠잔 우크라이나 국방부 고문의 말을 빌어 우크라이나 드론이 국영 방위산업체 우크로보론프롬에서 만들어졌다는 가능성도 보도했다.

과거 드론은 공격보다는 정찰의 성격이 강했다. 이스라엘이 1970~80년대 중동 국가들의 방공망 식별을 위해 정찰용 드론을 개발하면서 전쟁 무기로서의 드론의 시대가 열렸다. 이스라엘의 성공에 미국도 적극적으로 드론 개발에 나섰다. 미국은 2020년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암살 때 드론을 써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번 전쟁을 거치면서 드론의 효율성이 입증되면 세계 각국이 드론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드론에 자율비행 장치 등을 덧붙이는 최신형 살상무기의 등장도 우려된다.

러시아군 총사령관을 역임한 퇴역 장군 유리 발루예프스키는 올해 발간한 선진 군사 전략에 관한 책에서 드론전을 “현대전의 진정한 상징”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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