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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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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미 제재’ 화웨이와 계약…중·사우디 관계 밀착, 美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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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사우디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체결

에너지·통신·건설 등 34개 협정…화웨이도 포함돼

美 중·사우디 밀착 예의주시…“中 방식 국제질서 위협”

헤럴드경제

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왕궁에서 (왼쪽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을 한 후 박수를 치고 있다. [신화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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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문을 계기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의 관계가 급속도로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의 제재를 받았던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계약을 체결하는 등 양국은 이번에 34개의 협정을 체결하며 우호 관계 강화를 과시했다. 중동정책을 놓고 미국의 셈법도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8일(현지시간) 양국 정상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하고,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와 사우디의 ‘비전 2030’간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포괄적 전략 동반자는 동맹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수준의 우호관계다.

국영 SPA 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사우디 왕궁에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과 실세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회담했으며 양국 정상들은 협정문에 직접 서명했다.

로이터는 “시 주석이 탄 차를 사우디 왕실 근위대가 말을 타고 호송했다”면서 “빈 살만 왕세자는 시 주석을 따뜻한 미소로 맞이했고, 시 주석은 아랍과의 ‘새로운 시대’를 예고했다”고 전했다.

이날 중국과 사우디는 그린 수소·태양광·건설·정보통신·클라우드·의료·교통·건설 등 분야 34개 협정을 체결했다. 협정에는 중국 화웨이가 사우디에 클라우드 및 초고속 인터넷 단지를 건설하는 계획도 포함됐다. 화웨이는 안보상 우려와 중국의 ‘기술 굴기’에 대한 견제로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이 견제하는 업체다. 사우디가 미국에 대해서 사실상 ‘거리두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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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오른쪽) 가 사우디 왕궁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을 환영하고 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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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투자부와 중국의 산둥이노베이션그룹은 사우디 내 알루미늄 플랜트을 건설하기로 했다. 또한 양국은 2년에 한 번 양자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데도 뜻을 모았다.

미국은 시 주석이 사우디 등 중동과의 스킨십을 강화하자, 아랍 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눈치다. 시 주석은 이번에 사우디에서 열리는 걸프협력회의(GCC)에도 처음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중동 원유 인프라에 대한 중국의 영향이 커질 수 있다.

미국은 지난 7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석유 증산 등을 설득하기 위해 사우디를 찾았으나 성과 없이 돌아온 ‘안 좋은 추억’이 있다. 중국은 “사상 첫 중국-걸프 정상회담은 GCC 회원국들과 중국의 역사적 관계를 새롭게 정립할 것”이라고 선언한 상태다.

사우디는 미국의 전통적 우방국이었으나, 카슈끄지 암살 사건과 원유 생산 정책 등을 놓고 갈등을 빚으며 소원해진 상태다. 일각에서는 중동 패권 장악을 위해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해 온 사우디가 중국 등으로 다각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은 오랫동안 중동 지역의 지배적 안보 부대로 역할을 해왔다”면서 “하지만 사우디에서는 (미국의) 장기적 약속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우리의 파트너들의 양자관계를 존중한다”면서 애써 태연한 태도 견지하면서도 중국의 행보가 에너지 안보 등 국제 질서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중국의 문제 해결 방식이 미국과 동맹국이 보존하려는 국제 질서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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