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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파시즘 공통적 패턴 분석하고 수행 전략 10가지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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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그들의 정치/제이슨 스탠리/ 김정훈 옮김/ 솔/ 1만7000원

“파시스트 정치의 가장 분명한 징후는 분열이다. 파시스트 정치는 사람들을 ‘우리’와 ‘그들’로 분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많은 종류의 정치 운동들이 그러한 분열을 일으킨다.”

세계일보

제이슨 스탠리/ 김정훈 옮김/ 솔/ 1만7000원


미국 예일대 철학과 교수로 사회철학자이자 언어철학의 대가이기도 한 저자는 오늘날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권위주의적 정치체제에서 발견되는 정치행태, 즉 파시즘의 공통적 패턴을 분석하고 그 수행 전략을 10가지로 제시했다. 파시스트의 거짓 신화와 혐오의 10가지 전략들은 우월한 ‘우리’와 타자화된 ‘그들’을 만들어 사회를 분열시키고 갈라치기 하기 위한 것이다. 여성, 소수민족, 노동자 계급, 소수자들이 사회에 요청하는 정당한 목소리를 우월한 ‘우리’의 권리와 이익을 빼앗아가는 위험한 것으로 만든다. 파시스트에게 사회는 제한된 재화를 놓고 경쟁하는 적자생존의 장소이며, 우월한 ‘우리’의 영광스러운 신화적 공간 안에 ‘그들’을 위한 자리는 없다. 거짓말과 말장난의 수사를 현실로 만드는 ‘우리’와 ‘그들’이라는 배제와 차별의 언어는 급속하게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게 된다.

파시즘의 첫 번째 전략은 ‘신화적 과거’를 발명하고 사람들에게 과거에 대한 열망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두 번째 전략 ‘프로파간다’는 문제가 있는 정치가의 목표를 도덕적인 이상으로 선전한다. 세 번째, 순종적인 노동력으로 기능하는 시민을 만들기 위해 전문가와 대학을 약화시켜 ‘반지성’을 조장한다. 네 번째 ‘비현실’은, 가짜 정보와 두려움으로 현실을 왜곡한다. 다섯 번째로 우열에 의한 ‘위계’ 사회가 인류의 가장 자연적인 상태라고 말한다. 여섯 번째, 우월한 지배계층인 ‘우리’가 ‘그들’에게 이익을 빼앗겼다고 말하며 ‘피해자의식’을 부추긴다. 일곱 번째로 ‘법질서’를 내세워 ‘우리’와 대비되는 타자인 ‘그들’이 ‘우리’를 위협하는 범죄자라고 말한다. 여덟 번째, ‘성적 불안’을 이용해 ‘우리’의 전통적인 남성 역할 및 지위를 위협하는 불법적 존재로 ‘그들’을 묘사한다. 아홉 번째, ‘소돔과 고모라’ 일화에서처럼 도시를 타락하고 오염된 장소이자 게으른 이들이 국가에 빌붙어 사는 곳이라고 주장한다. 열 번째로 나치 강제수용소의 캐치프레이즈였던 ‘노동이 그대를 자유롭게 하리라’에서처럼 노동조합을 공격하고 복지 시스템을 해체해서 각자 살아남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전략들을 구사하는 권위주의적인 정치세력이 법과 시스템을 장악하게 되면, ‘비정상의 정상화’, ‘우리 대 그들’의 갈라치기, 가짜 뉴스와 현실 왜곡, 각자도생하는 사회가 자연스러운 것처럼 여겨지게 된다. 시민을 무력감에 빠지게 하고, 비정상이 정상이 된 기이한 현실을 살게 한다.

“파시즘 신화에 현혹되기를 거부함으로써, 우리는 서로를 자유롭게 포용할 수 있다. 우리는 모두 결함이 있고, 우리는 모두 생각과 경험과 이해가 부분적이고 치우쳐 있다. 그러나 우리 중 그 누구도 악마가 아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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