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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유럽의회 부의장 체포… "카타르 부패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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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유력인사 4명 함께 체포
한국일보

에바 카일리 유럽의회 부의장. 연합뉴스


유럽의회 부의장 중 한 명이 월드컵 개최국 카타르의 부패와 관련돼 벨기에 경찰에 체포됐다.

9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벨기에 경찰은 이날 유럽의회 부의장인 그리스 출신 에바 카일리(45) 의원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이탈리아의 피에르 안토니오 판체리 전 유럽의회 의원, 루카 비센티니 국제노동조합총연맹(ITUC) 사무총장 등 이탈리아 출신 4명도 함께 체포됐다고 벨기에 현지 언론은 전했다.

앞서 벨기에 검찰은 직접 카타르를 지목하지는 않았으나 '걸프 국가'를 가리켜 "유럽의회의 경제적, 정치적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고 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럽의회 내 상당한 정치적이고 전략적인 지위를 지닌 제3자에게 거액의 돈이나 선물을 건넨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브뤼셀에서 16곳을 압수수색해 현금 60만 유로(약 8억2,600만 원)를 발견한 바 있다.

TV 앵커 출신인 카일리 부의장은 2014년부터 유럽의회 부의장직을 수행해왔으며, 지난달 카타르 월드컵 개막 직전 알빈 사미크 알마리 카타르 노동부 장관을 만났다. 그는 최근 카타르 국영 QNA 통신이 공개한 영상에서 "이번 월드컵이 아랍의 정치적 변화와 개혁에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유럽의회는 카타르의 노동 개혁 진전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유럽의회 연설 등을 통해 각종 인권 탄압으로 국제적 지탄을 받고 있던 카타르를 적극 옹호하는 발언을 이어왔다.

수사 소식이 알려지자 카일리 부의장이 자국에서 소속된 정당인 범그리스사회주의운동(PASOK)은 그를 제명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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