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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방역 풀자 확진자 확 줄었다…"중국이 추적 포기했나" 불신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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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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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중국 베이징에서 방호복을 입은 보건 당국자가 봉쇄를 위해 설치했던 펜스를 치우고 있다./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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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완화한 뒤 신규 확진자가 급감하면서 정부 통계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중국 본토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는 1만2272명으로 하루 전보다 3000명 넘게 줄었다. 역대 최고였던 지난달 27일에 비해선 70% 가까이 감소했다. 수도 베이징에서도 8일 신규 확진자가 3000명 미만으로 떨어지며 지난달 30일 기록한 최고치에 비해 거의 반토막 났다.

중국 안팎의 전염병 전문가들이 방역을 풀면 신규 감염자가 급증할 것이라고 경고하던 것과 딴판인 결과다. 앞서 중국에선 제로 코로나 정책이 종료되면 감염 사례가 급증해 본토 확진자 수가 2억3300만명으로 늘고 사망자가 200만명까지 발생할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정부 공식 집계가 실제 수치를 반영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8일 베이징의 실제 감염자수는 공식 집계보다 3배 많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감염자 수가 너무 빨리 늘고 있어 당국이 예전처럼 각 사례를 추적하는 시도를 포기하는 지경"이라고 설명했다.

웨이보 등 중국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주변에서 감염자가 급증하지만 검사를 받을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방역 완화의 일환으로 유전자증폭(PCR) 검사소들을 대거 철거하고 여행자들의 PCR 검사 관련 요구도 폐지했다.

주요 도시 병원에서는 환자들이 몰리면서 의료진의 근무 시간을 연장하고 직원도 늘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소재 종합병원인 베이징대 제3병원의 한 관계자는 "현재 수술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아직 코로나 감염이 정점을 찍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의료체계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부 병원들은 입원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종료가 성공적인 세계 2대 경제의 부활을 알릴지, 중국 의료시스템에 재앙적인 영향을 미칠지 아직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내부에선 아예 신규 감염자 집계를 중단하는 게 낫다는 주장도 나온다. 후시진 글로벌타임스 전 편집장은 자신의 위챗 계정에 "베이징의 신규 감염자수만 해도 전국 감염자수를 넘을 것"이라며 "당국이 수치를 보고하는 방법을 수정하거나 공식 수치가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할 바엔 발표를 중단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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