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유족협의회 출범 두고 여야 공방
민주당 “무엇이 그렇게 두렵나” 맹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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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핼러윈 참사 발생 42일 만에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가 출범한 것을 둘러싸고 여야가 날선 공방전을 벌였다. 특히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이태원 참사가) 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되다가 시민단체의 횡령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반성을 못할망정 유가족을 욕보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권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태원 압사 사고 유가족들이 모인 유가족협의회가 출범한다고 한다”며 “유가족협의회는 지난달 15일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을 통해 첫발을 뗀 뒤 준비모임의 형태로 활동해왔다”고 썼다. 그러면서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도 출범을 알렸다. 참여연대와 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여기에 참여했다”며 “시민대책위는 이태원 참사 기억과 희생자 추모, 지원대책 마련, 추모 기록 보존 등을 하겠다고 하고 이를 위해 정부에 여러 요구사항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이어 “지금처럼 시민단체가 조직적으로 결합해서 정부를 압박하는 방식을 지양해야 한다”며 “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되다가, 시민단체의 횡령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실제 일부 시민단체는 세월호 추모사업을 한다며 세금을 받아 가서 놀러 다니고 종북 교육에 사용했다. 이런 횡령이 반복되지 않도록 범정부 차원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시민단체들을 향해서도 “유가족 옆에서 정부를 압박하기 전에 세월호를 악용한 시민단체의 방만한 폐습을 어떻게 보완할지 먼저 밝혀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추모를 넘어 예방으로, 정쟁을 넘어 시스템 개선으로 가야 한다. 이태원이 세월호와 같은 길을 가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막말”이라며 비판했다.
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10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권 의원의 ‘종북’, ‘횡령’ 발언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뿐 아니라 세월호 참사 유가족마저 욕보이고 있다”며 “재난을 막지 못한 책임에 대해 반성은 못 할망정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유가족과 시민단체를 욕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했다. 이어 “무엇이 그렇게 두렵냐. 참사의 진상이냐 참사에 책임지라는 국민의 명령이냐”고 따져 물은 뒤 “국민의힘의 비상식적 모습에 윤석열 정부가 참사 유가족을 개별적, 선별적으로 만나고자 했던 저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은 과거로부터 교훈을 찾으시라”며 “유체 이탈로 세월호 참사 책임을 외면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잘못을 반복하지 말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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