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1월 생산·소비·투자 지표 모두 시장 전망치 하회
중국 경제가 얼어붙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제로코로나' 정책 영향으로 소비, 생산, 투자가 큰 폭으로 줄었다. 상하이 봉쇄 이후 최악의 수치를 보였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11월 소매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마이너스(-) 4%는 물론 전월의 -0.5%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중국 내수경기 지표인 소매 판매는 두 달 연속 마이너스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월간 소매판매 증가율은 4월 상하이 봉쇄 여파로 -11.1%까지 떨어졌다가 5월 -6.7%, 6월 3.1%로 회복하는 추세였다. 7월에 주춤했다가 8월에 5.4%까지 뛰었으나 9월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소매판매액은 백화점과 편의점 등 다양한 유형의 소비지출을 포함한다. 소비는 중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65.4%(2021년 기준)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중국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이지만 제로코로나 정책 여파로 크게 위축됐다. 11월 중국 최대 쇼핑행사인 광군제(光棍節·솽스이) 행사도 소비를 늘리는 데 실패한 것.
소매판매가 부진한 또 다른 이유는 자동차 증가율이 -4.2%로 마이너스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각종 할인과 보조금 정책으로 구매를 유도해 자동차를 소비 지표의 버팀목으로 만들어왔다. 실제 자동차는 매월 두 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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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축된 것은 소비만이 아니다. 같은 달 산업생산은 1년 전 대비 2.2% 증가했다. 로이터 예상치(3.6% 증가) 및 전달(5.0% 증가)과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산업생산 증가율 둔화에는 자동차 산업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두 자릿수 증가세를 유지했던 자동차 생산량은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9.9% 감소했다. 다행스럽게도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가 60.5% 성장해 전체 자동차 산업의 낙폭을 상쇄했다.
여기에 애플 최대 협력 업체인 폭스콘의 정저우 공장이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따른 노동자 탈출 사태와 시위로 생산량이 크게 줄어드는 등 11월 제조업 실적이 좋지 않았고, 같은 달 중국의 수출도 전년 동월 대비 9% 감소해 기업활동이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
수출, 소비와 더불어 중국의 3대 경제 성장 엔진으로 평가되는 고정자산투자는 올해 1~11월에 작년 같은 기간보다 5.3% 증가했다. 전달 발표된 1~10월 증가율이 5.8%인 것과 비교해 증가율이 0.5%p(포인트) 떨어졌다.
전반적인 경제 상황 악화로 실업률은 증가했다. 11월 중국의 도시 실업률은 5.7%로 한 달 전(5.5%)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중국 당국이 제시한 올해 실업률 관리목표(5.5%)를 웃도는 수준이다. 올해 들어 지난 4월 실업률이 6.1%로 최고치를 찍은 후 8월에는 5.3%까지 내려갔지만 이후 두 달 연속 5.5%를 기록했다.
당분간 중국 경제가 계속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달 들어 중국이 봉쇄 위주의 '제로코로나' 정책을 포기하고 '위드코로나'로의 전환을 시작했지만 방역 완화에 따른 확진자가 급증하면서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3일(현지시간) IMF 행사에서 만난 AFP 기자에게 "중국의 방역 완화가 향후 몇 개월간 일부 어려움을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이 방역 고삐를 풀었지만 확진자가 늘어났고 이는 일시적인 노동력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리는 중국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 전망을 둘 다 낮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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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최예지 기자 ruizh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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