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실패에 코로나19로 '부도 가능성'까지 거론
현금보유고 1년 전 3분의 1에도 못 미쳐
위워크 로고.[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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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 공유오피스 기업인 위워크의 전신은 '그린 데스크'다. 그린 데스크는 2008년 금융위기 때 사무실 규모를 줄이려던 업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2년 만에 7개 지점을 더 열었다. 창업자 애덤 뉴먼은 그린 데스크를 매각한 뒤 2010년 위워크를 설립했다. 위워크는 사무공간을 빌려 공간을 잘게 나눈 뒤 월 단위의 공유오피스 형태로 재임대한다. 건물을 통채로 임대하기도 한다.
다른 공유오피스 업체와는 '비즈니스 공유'로 차별화했다. 투명한 유리벽을 설치해 다른 사무실이 어떤 일을 하는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맥주를 무료로 제공하고, 널찍한 공유 공간을 만들어 사람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 단순한 공간 공유를 넘어 다른 업체·업계와 협업할 수 있는 이용자 간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형성해주고자 했다.
위워크는 창업 9년 만에 전 세계 120여개 도시에 500개 이상의 지점을 운영하는 세계 최대 공유 사무실 기업으로 성장했다. '우버', '에어비앤비' 등과 함께 공유경제 시장을 이끌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주목을 받았다. 한때 기업가치는 470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런데 IPO(기업공개)를 준비하며 제출한 서류를 통해 위워크가 매출을 웃도는 순손실을 기록하는 대규모 적자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사업을 확장할수록 빌려야 할 실물자산이 많아지고, 이는 비용 증가로 이어졌다. 결국 재임대 사업은 부동산 사업의 기본을 소홀히 하고, 비용을 들여 외연 확장에만 집중했다는 평가다. 플랫폼이 자리를 잡은 이후에는 별다른 추가 비용 없이도 신사업을 시도할 수 있는 다른 모델과 다른 것이다.
CEO 리스크도 문제였다. 창업자 애덤 뉴먼의 만행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위워크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다른 기업에 투자하고,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건물에 위워크가 임대하도록 해 수익을 냈으며 지배구조를 복잡하게 만들어 자신이 회사 운영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같은 과정을 겪으면서 IPO는 중단됐고, 뉴먼은 상장 차질에 대한 책임을 지고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2021년 10월에는 기업인수목적회사인 '바우X'과 합병하는 방법으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우회상장했다. 그럼에도 코로나19라는 변수를 맞아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비용 절감을 위해 수천명을 해고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지난 3월 애플TV+에서는 자레드 레토, 앤 해서웨이가 주연을 맡아 위워크의 흥망성쇠를 다룬 드라마 '우린 폭망했다'를 방영하기도 했다.
위워크는 올해 말 기준으로 1년 전 현금보유고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 약 3억 달러(약 3천900억 원)의 현금 보유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도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한편 한국 시장에는 2016년 8월 진출했는데, 위워크 코리아의 매출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에 비해 약 20% 성장해 2020년 924억 원, 2021년 997억 원을 기록했다. 현재 서울에 17개, 부산에 2개 등 총 19개 지점이 운영되고 있다.
이현정 기자 hyun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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