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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이슈 윤석열 정부 출범

이성윤 “한동훈 수사 때 윤석열 전화 걸어 와 ‘뵈는 게 없냐’ 소리치며 모멸감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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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중앙지검장, ‘윤석열 총장’ 징계 관련 재수사에 입장문

경향신문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16일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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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2020년 4월 윤석열 대통령(당시 검찰총장)으로부터 검·언유착 의혹 수사와 관련해 거친 항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채널A 사건’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당시 부산고검 차장검사)을 수사하던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으로 재직 중인 자신에게 검찰총장인 윤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 “니가 눈에 뵈는 게 없냐”고 소리치며 수사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16일 낸 입장문에서 “2020년 4월29일 무렵 제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채널A 사건 관련자 한동훈 전 검사장을 수사할 당시, 윤석열 전 총장이 저에게 전화를 걸어왔다”며 “전화기 너머 윤 전 총장은 거친 말들을 쏟아내며 ‘니가 눈에 뵈는 게 없냐’고 소리쳤다. 그때 저는 견딜 수 없는 모멸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앞서 한동수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도 2020년 4월 한 장관의 검·언유착 의혹 감찰에 착수하겠다고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보고했을 때를 회상하며 “임의제출 받고 압수수색을 하겠다고 하니 (당시 윤 총장이) ‘쇼하지 말라’며 격분했다”고 국회에서 증언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런 식으로 채널A 사건 수사와 감찰을 방해했던 윤 전 총장은 결국 징계를 받았고, 서울행정법원은 2021년 10월 윤 전 총장에게 내려진 징계에 대해 ‘면직 이상의 중대비위’에 해당하므로 징계처분이 정당하다고 명확히 판결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이제 와서 윤 전 총장 징계 관련으로 저를 소환하고 재수사한다고 한다”고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시절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에 대한 ‘찍어내기 감찰’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최우영)는 이날 오전 이 연구위원을 불러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이 연구위원은 서울중앙지검장이던 2020년 10월 채널A 사건과 관련해 한 장관을 감찰한다는 명목으로 확보한 통화 내역 등 자료가 당시 윤 총장을 감찰하던 법무부 감찰위원회에 전달되는 데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연구위원이 자료 전달을 승인하거나 이 과정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찍어내기 감찰’ 의혹 사건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한 달 뒤쯤 다시 수사가 시작됐다. 문재인 정부 때인 지난해 7월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당시 부장검사 허인석)는 사건을 각하했는데, 윤석열 정부 출범 뒤인 지난 6월 서울고검 형사부(당시 부장검사 임현)가 재기수사명령을 내려 재수사가 시작됐다.

법무부 감찰 결과 윤 대통령은 2020년 12월 법무부로부터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주요 재판부 사찰 의혹 문건 작성·배포, 채널A 사건 감찰 방해, 검사로서의 정치적 중립 훼손 등이 징계 사유였다. 윤 대통령은 법원에 징계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는데 1심에서 패소했고,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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