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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2022 은행·인터넷은행 결산] ② '금융권 메기' 인뱅 3사, 몸집 키웠지만 혁신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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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수익성 개선 이어가

당초 기대했던 '금융 혁신', '메기 효과'는 퇴색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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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는 막강한 디지털금융 경쟁력을 앞세워 비대면 금융 활성화를 이끌었다. 특히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외연 확장에도 나서고 있으며, 금리인상기 속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의 출범 당시 새로운 바람이 일 것으로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전통 금융사업과 다를 것 없이 '이자이익'에 기대고 있는 실정이다. '플랫폼 은행'으로서 더욱 차별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1년 전과 비교해 51.3% 증가한 787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이다. 매출액(4118억원)과 영업이익(1046억원)도 나란히 분기 기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케이뱅크 역시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256억원을 기록해 분기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누적 당기순이익은 714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무려 8배 이상 커졌다.

지난해 3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한 토스뱅크는 올해 3분기 47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589억원)보다 113억원 줄어든 수치다. 3분기 누적 순손실(1719억원) 중 충당금 전입액은 1334억원을 기록했다. 충당금 적립 전으로 계산하면 185억원의 이익을 기록해 출범 이래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최근 들어 빠르게 영업점 통폐합을 추진 중인 일반 시중은행들과 달리 지점을 두지 않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막강한 디지털금융 경쟁력을 앞세워 성장세를 가시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에는 상품 라인업 확대 및 플랫폼 연계 확대 등 본격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10월 아파트담보대출 상품에 신규 구입자금 대출을 추가했다. 은행 방문이 필요 없는 완전 비대면 상품이다. 케이뱅크에 이어 카카오뱅크도 코인원과의 업무제휴를 통해 가상자산 시장에 첫 발을 들였고, 선불전자지급수단인 '심플뱅킹'도 선보였다. 토스뱅크는 고객에 적합한 상품을 소개하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또한 3사 모두 사업자대출을 차례로 출시하면서 시중은행과 대등한 대출 상품 라인업을 갖췄다.

고객수 및 여·수신 잔액도 안정적인 증가 흐름을 보였다. 특히 금리인상기 속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개월 연속 감소한 데 반해, 인터넷은행의 여신 잔액은 11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당국에서 제시한 기준에 미달했던 중저신용 대출 공급도 3사 모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금융 혁신'에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는다. 인터넷은행들은 '플랫폼 은행'이라는 혁신을 증명하지 못한 채 전통 금융사들과 다를 것 없이 '이자이익'에 기대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영업수익 중 이자수익은 무려 80%를 차지했고, 플랫폼 수익은 6%에 불과하다. '지점 없는 영업'을 통한 금리 경쟁력도 글로벌 긴축 기조 속 차별화하지 못하고 있다.

의심의 눈초리는 시장 내 인터넷은행들의 평가로도 알 수 있다. 한때 10만원 목전까지 올라섰던 카카오뱅크 주가는 현재 공모가(3만9000원)보다 낮은 2만6000원대에 거래되고 있으며, 카카오뱅크의 3대 주주로 이름을 올렸던 KB국민은행은 올해 일부 지분을 매각했다. 이는 시세 차익이 아닌,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성이 낙관적이지 않다고 분석한 것이란 관측이다. 케이뱅크도 하반기 시장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올해 계획했던 기업공개(IPO) 시기를 내년으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 금융사들과의 차별화가 모호해지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혁신에 대한 의문을 말끔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기존 시중은행들이 코로나 충격 이후 비대면 환경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온라인 중심 인터넷전문은행의 차별화가 희미해지고 있다"면서 "비이자이익 중심의 차별화를 모색해야 하는데, 그간에는 낮은 조달금리를 이용해 고객들을 유인하고 금리를 올리는 수익 구조였다. 인터넷은행들은 기업으로의 고객을 모색하는 등 더욱 영업 경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박성준 기자 psj@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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