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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e스포츠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엔데믹(Endemic)'이었다. 올해 초 전세계 각국이 코로나 팬더믹을 점차 극복하기 시작했고 생활의 축도 온라인을 벗어나 오프라인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각지에서 대규모 유관중 행사가 열리는 와중 e스포츠 역시 라이브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본격적으로 오프라인 시대를 개막했다.
국내에서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가 2022 LCK 스프링 스플릿 결승전을 대규모 유관중 속에서 개최하며 포문을 열었다. 이후 PUBG: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발로란트 등 다양한 종목이 국내외에서 글로벌 유관중 대회를 오픈하며, e스포츠는 온라인을 벗어나 다시 관중과 함께하는 스포츠의 면모를 되찾았다.
올해는 LoL e스포츠에서 한국 팀의 활약이 돋보였다. T1은 사상 최초의 LCK 전승 우승, 젠지는 LCK 역대 최고 세트 득실 우승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는 5년 만에 DRX와 T1의 LCK 내전이 성사되며 한국 LoL 프로 씬의 강함을 전세계에 알렸다.
한편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며 업계의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다음 해로 연기되며 아쉬움을 샀다. 당초 대회 개막이 무기한 연기될 정도로 개최가 불투명했으나, 적어도 내년에는 대회가 열린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았다. 또한 올해 국가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일어난 잡음 등은 항저우로 향할 태극 전사들의 앞길에 숙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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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스포츠, 코로나 팬더믹을 벗어나다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는 지난 4월 2일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CJ ENM 스튜디오에서 '2022 LCK 스프링 스플릿' 결승전을 개최했다. T1과 젠지가 맞붙은 결승전은 T1의 통산 10회 우승 및 LCK 전승 우승, 젠지의 8년 만의 LCK 우승 등 게임 내적으로 수많은 관심이 집중된 경기였다. T1이 젠지를 3-1로 꺾고 올해 봄의 주인공이 됐다.
결승전은 게임 외적으로도 매우 큰 이슈를 낳았는데, 지난 '2019 LCK 서머 스플릿' 결승전 이후 무려 2년 반 만에 열린 유관중 결승전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CJ ENM 스튜디오는 만원 관중인 3500여명의 팬이 들어차며 그동안 대규모 관중 앞에서 경기를 치르지 못했던 한을 풀었다.
또한 대규모 유관중 국제 대회 역시 팬더믹 이후 첫 발을 뗐다. 기념비적인 첫 시작은 한국이었다. 한국은 지난 5월 글로벌 LoL e스포츠 대회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을 부산광역시에서 개최하며 대회 기간 동안 수많은 인파를 불렀다. 결승전은 4000여명의 관객 앞에서 성대하게 치러졌다.
LoL e스포츠는 이어진 'LCK 서머 스플릿' 결승전과 'LoL 월드 챔피언십'까지 성료하며 관객과 하나된 축제를 만들었다. 특히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체이스 센터에서 열린 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은 관람석이 발 디딜 틈 없이 들어차며 전세계에 "코로나 팬더믹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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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G: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도 이에 뒤지지 않았다.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의 동아시아 리그인 'PUBG 위클리 시리즈(PWS)'는 올해 하반기 대회를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비타 500 콜로세움에서 유관중 속에 개최했다. 약 100여명의 관중들이 대회를 현장에서 지켜봤으며, 정말 오랜만에 선수들과 국내 팬이 함께 호흡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또한 지난 6월에는 4년 만의 배틀그라운드 월드컵 'PUBG 네이션스 컵(PNC) 2022'가 태국 방콕 아이콘시암몰에서 관중들의 함성 속에 개막했다. 한국은 쟁쟁한 16개 국가 대표팀 가운데 4위를 기록하며 선전했을 뿐만 아니라 뛰어난 경기력으로 태국 현지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또한 대회가 열린 나흘간 총 2만 600여명의 관객이 몰리며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가 가진 힘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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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워치' e스포츠는 코로나 팬더믹 이후 3년 만에 유관중 오프라인 이벤트로 유저들을 맞았다. 지난 10월 '오버워치 리그' 플레이오프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에 열린 것. 결승전인 그랜드 파이널에서는 한국 선수들로 이뤄진 댈러스 퓨얼이 샌프란시스코 쇼크를 꺾고 빽빽이 들어찬 관객들 앞에서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국내에서도 희소식이 들렸다. 플레이오프에 앞서 서울 다이너스티와 필라델피아 퓨전의 경기가 서울특별시 중구에 위치한 WDG e스포츠 스튜디오에서 열렸다. '오버워치 리그룹 데이'로 명명된 이 행사는 지난 2018년 오버워치 리그 출범 이후 한국에서 열린 최초의 라이브 이벤트였다. 약 3500여명의 국내 팬이 경기 관람을 신청했으며, 이 중 300명의 관객이 역사적인 첫 국내 오버워치 리그 경기 입장의 기회를 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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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 만의 '롤드컵' LCK 내전 … DRX, 동화 같은 언더독 우승
2022년은 LoL e스포츠에서 낭보가 들린 한 해였다. LoL e스포츠에서 최고 권위를 지닌 글로벌 e스포츠 대회 '2022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의 결승전에 DRX와 T1 두 팀이 오르며 LCK 내전이 성사됐다. 또한 한국은 젠지를 포함해 월드 챔피언십 4강에 세 팀이 이름을 올리며 'LoL 강국'의 면모를 과시했다.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LCK 팀 간의 내전이 형성된 것은 지난 2017년 SKT T1과 삼성 갤럭시의 대결 이후 5년 만이었다. 한국 LoL 팀은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연속으로 월드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 '소환사의 컵'을 손에 들며 전세계가 인정하는 LoL e스포츠 최강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중국 LoL 팀의 수준이 올라오며 그 위치가 다소 흔들렸지만, 올해 월드 챔피언십 결승 내전이 성사되며 다시 예전의 위상을 되찾았다.
DRX와 T1의 결승전은 한국 팀의 선전이라는 의미도 있었지만,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팀으로 평가받던 T1과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DRX의 대결이라는 배경 이야기가 글로벌 팬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T1은 올해 열린 2022 LCK 스프링 스플릿에서 LCK 최초의 전승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또한 LCK 2번 시드로 대회에 진출해 그룹 스테이지를 1위로 가뿐히 통과했을 뿐만 아니라, 뜨거운 기세를 뽐내고 있던 중국 팀을 차례로 연파하며 결승에 오른 탑독이었다.
반대로 DRX는 다른 한국 팀에 밀려 LCK 한국 대표 선발전을 통해 4번 시드를 획득한 약체 팀이었다. 당초 유력 우승 후보 팀들에게 밀려 특별히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플레이-인 스테이지와 그룹 스테이지를 조 1위로 돌파하며 기세를 살렸다. 특히 8강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에드워드 게이밍(EDG)에 먼저 2패를 당한 후 세트 3연승을 거두는 리버스 스윕을 달성하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DRX와 T1의 결승 대결은 서로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승부가 이어졌다. 두 팀이 서로 세트를 주고받으며 2-2로 균형을 맞췄고, 마지막 5세트는 경기 시간 40분이 넘는 치열한 혈전이 펼쳐졌다. 결국 DRX가 마지막 순간 T1에 한발 앞서며 세트 스코어 3-2로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다. DRX는 가장 주목받지 않는 팀이었지만, 올해 가장 빛나는 자리에 오르며 동화 같은 언더독 신화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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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기된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 선수 선발 과정서 잡음도
올 한 해 e스포츠를 뜨겁게 달군 이슈는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이었다. e스포츠가 최초로 아시안 게임 정식 종목에 포함되며 대한민국 국가 대표팀 참여 종목과 대표 선수 구성, 평가전 일정에 이르기까지 아시안 게임의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e스포츠 팬들의 관심사에 올랐다.
한국e스포츠협회(KeSPA)는 지난해 공식 캠페인 '로드 투 아시안 게임 2022'을 발표하고 이번 아시안 게임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다. 대한체육회의 규정에 맞춰 선수 선발의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경기력 향상 위원회'를 출범했다. 위원회는 각계 전문가가 참여한 상임위원회와 각 종목의 특성을 고루 반영할 수 있는 종목별 소위원회로 구성되며 대한민국 e스포츠 국가대표팀의 선수 및 지도자 선발, 훈련 계획, 선수단 지원 등을 도맡았다.
KeSPA는 지난 3월 리그 오브 레전드(LoL) EA 스포츠 피파 온라인4 하스스톤 PUBG 모바일 스트리트 파이터V 등 5개 종목에 선수단을 파견하기로 결정하고 지도자를 선임했다. 또한 4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선수단 구성에 돌입해 예비 명단을 발표하는 등 올해 9월 예정된 본선을 앞두고 속도를 내던 참이었다.
산통이 깨진 것은 지난 5월이었다. 아시안 게임을 주관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는 5월 6일 관계된 위원회와의 협의를 거쳐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연기에 대한 자세한 내막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당시 아시안 게임이 열릴 중국의 코로나 팬더믹 사태가 심각해지며 각지에 도시 봉쇄령이 내려진 것이 원인으로 추측되고 있다. 당초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은 무기한 연기였으나 중국 현지의 사정이 좋아지며 내년 9월 재개가 확정됐다.
아시안 게임을 통해 게임과 e스포츠의 긍정적인 효과를 전하고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려던 국내 e스포츠 업계의 꿈은 이로써 내년으로 미뤄지게 됐다. 또한 이번 기회로 e스포츠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많은 관계자들이 힘써왔으나, 다소 맥 빠지는 결과를 받아들이게 됐다. 허탈한 상황에서 e스포츠 업계는 다시 내년 9월을 위해 추진력을 만들어야 한다.
한편 이번 항저우 아시안 게임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다소의 잡음이 나오며 팬들의 얼굴을 찌푸려지게 했다. 팬들의 큰 관심이 몰린 LoL 부문은 선수 선발 과정과 혹독한 평가전 일정, 그리고 예비 선수 명단으로 인해 논란을 낳았다.
특히 선수 명단을 결정하는 소위원회는 촉박한 일정 속, 6명이 정원인 대표팀에 총 10명의 예비 명단을 선정한 뒤 이들 가운데서 평가전을 통해 4명을 탈락시키겠다고 밝히며 지탄을 받았다. "왜 촉박한 일정에 굳이 예비 명단까지 만드는가" "대표팀에 탈락한 4명은 어떻게 되는가" 등이 팬들 입을 오르내렸다. 또한 봄 시즌을 마치고 피로한 선수들을 광주광역시에서 장기간 합숙 훈련 시키겠다는 위원회의 계획도 논란이 됐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김정균 LoL 국가대표팀 감독은 지난 4월 기자 회견을 열어 논란을 해명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김 감독이 대표팀에서 사임 의사를 밝히기도 하는 등 대회를 몇 달 앞두고 뒤숭숭함이 이어졌다. 올해의 아쉬움을 교훈 삼아 내년에는 보다 현실적이고 체계적인 선수 구성 및 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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