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보이는창]내년 상반기까지 IPO 시장 침체 전망 우세
케이뱅크, 골프존카운티 등 연초 상장 노릴 듯
11번가도 올해 9월 안에 상장해야…조 단위 대어들 관심
2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12월 들어 단 3거래일만 상승했을 정도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공모가보다는 51.83% 높은 수준의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다. 공모주 시장이 어려워졌다고 해도 잘 고른 공모주는 여전히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는 의미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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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투자 성공율 높은 ‘알짜 대형주’ 골라볼까
그렇다면 내년 ‘알짜 공모주’는 무엇일까. 가장 확실하고 성공할 확률이 높은 방법은 LG에너지솔루션처럼 대형주 중에서 고르는 방법이다.
내년으로 상장을 미룬 대형주 중 가장 먼저 출격할 것으로 보이는 곳은 케이뱅크다. 케이뱅크는 지난 9월 예비 심사를 받으면서 6개월 내인 내년 3월 전에 공모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케이뱅크는 최근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내년 1월 상장이 목표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는 오는 3월30일 전에 상장해야 한다.
케이뱅크는 올해 연말 상장이 유력했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같은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323410) 주가가 하락하면서 부진한 점이 사장을 미루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당기순이익은 256억원을 냈고, 누적으로는 71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이후 5개 분기 연속 분기 흑자를 이어갔다. 늘어난 고객 수와 여·수신 잔액이 고르게 성장했다. 지난 2분기 783만명이었던 가입자 수도 3분기 말 기준 801만명으로 늘어났다.
다만 경쟁이 치열해진 인터넷은행 사이에서의 성장 가능성과 지속성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을 갖는 시선이 많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플랫폼과 수수료 비즈니스에서의 경쟁력에 대한 의문부호가 붙기는 한다”면서도 “본질적인 뱅킹 사업의 수익성과 성장성만으로도 높은 밸류에이션은 정당화된다”고 분석했다.
골프존카운티 역시 내년 초 상장에 나설 전망이다. 골프존카운티는 지난 8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기 때문에 내년 2월 안에 상장해야 한다. 골프존카운티는 국내 최대 골프업체로, 추정 몸값만 2조원 수준을 자랑한다. 만약 상장하게 되면 골프산업 최대 규모 상장사가 된다. 골프존카운티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18개 골프장과 387개 홀을 보유 중이다.
실적도 탄탄하다. 골프존카운티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1% 증가한 1482억원, 같은 기간 순이익은 33.6% 늘어난 46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최근 들어서 골프 산업 호황기가 주춤해졌다는 관측이 나오는 데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구주매출이 상장 과정에서 흥행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현재 골프존커머스의 최대주주는 특수목적법인(SPC)인 한국골프인프라투자를 통해 보통주 54.8%와 우선주 3.5%를 보유한 MBK파트너스다. MBK파트너스는 상장 후 지분율을 30%까지 낮출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CJ올리브영 등 ‘관심’
게임 ‘오딘’ 개발업체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도 올해 기업공개(IPO)를 미룬 기대주 중 하나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지난 10월 상장을 추진했지만, 카카오 계열사 ‘쪼개기 상장’ 논란 등으로 인해 상장을 철회했다.
당시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측은 “현재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국내외 상황 등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동대표주관회사 및 공동주관회사와의 협의 하에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면서 “추후 상장 추진 일정 등이 재확정되면, 증권신고서 제출을 통해 세부 사항을 안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상장철회 소식에 카카오게임즈(293490)가 급등하기도 했다. 당시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측은 상장 자체 철회는 아니고 IPO 추진을 지속하겠다고 설명했지만, 정확한 상장 일정은 아직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상장을 준비 중인 이커머스 업체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오아시스 역시 내년 상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오아시스는 지난 9월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고, 현재 심사 대기 상태다. 오아시스 측은 거래소의 상장 승인이 나오면 바로 다음 절차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이다.
CJ올리브영도 내년 다시 한번 상장을 추진할 전망이다. CJ올리브영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2조원을 돌파했고, 올해 점포수 역시 1289개로 24개 늘어났다. 실적이 탄탄하게 뒷받침되고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면 굳이 무리해서 상장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CJ올리브영은 시장 상황이 안정되는 것을 지켜본 뒤 다시 한번 IPO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SK스퀘어 계열사 중 11번가 상장 적극 나설 듯
올 한해 상장을 대거 철회한 SK스퀘어(402340) 계열사들도 내년 다시 계열사 상장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SK스퀘어는 올해 원스토어, SK쉴더스, 11번가 등에 대한 상장을 추진했지만 모두 뒤로 미뤘다. 원스토어와 SK쉴더스는 지난 5월 일주일 간격을 두고 나란히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먼저 상장 철회를 결정한 것은 SK쉴더스다. 보안업계 대장주를 노리던 SK쉴더스는 최대 1조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을 세웠지만, 고평가 논란에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결과가 나오자 결국 상장을 철회했다.
원스토어 역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흥행이 저조하자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SK쉴더스와 원스토어는 상장을 철회하면서 기업가치를 적절히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에 재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재상장과 관련한 뚜렷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지는 않다. SK쉴더스는 최근 스웨덴 발렌베리그룹 계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EQT파트너스 투자 유치로 방향을 튼 모양새다.
SK스퀘어 계열사 중 내년 가장 적극적으로 상장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곳은 11번가다. 11번가는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 등 FI와 내년 9월까지 상장을 완료한다는 약속을 한 만큼 내년에는 상장을 완료해야 하는 상황이다.
11번가는 지난 8월 한국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를 대표 주관사로, 삼성증권을 공동 주관사를 선정했다. 따라서 내년 초부터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하고 본격적인 IPO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하형일 11번가 사장은 최근 “플랫폼 경쟁력과 잠재력을 기반으로 IPO와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밖에 올해 상장을 철회한 밀리의 서재를 비롯해 LG CNS, SSG닷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도 내년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이는 굵직한 대어들이다.
다만 내년에도 상당 기간 동안은 IPO 시장이 살아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시장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올해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 하락으로 인해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묶여 있는 기업투자자들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IPO 시장은 상장을 연기하거나 상대적으로 상장 난이도가 낮은 스팩합병으로 선회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등 ‘급전직하’라고 표현할 수 있다”면서 “IPO 시장 침체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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