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신년기획 - 새로, 함께 대한민국]
韓 합계출산율 0.81명, OECD 중 1 아래 유일 '불명예'
정부 저출산 막겠다고 225조 퍼부었지만 '처참'
尹 정부 대책, 효과 기대하는 사람 거의 없어
佛 혼외 출산 비율 62%…韓 30대 남 미혼율 51%
지난해 7월 24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웨딩박람회를 시민들이 구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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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경제적 불안감, 가정 갖지 못하게 해”
지난 2021년 대한민국의 총인구는 194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시행계획(예산안 기준)에 따르면 2006년부터 출산율 저하를 막겠다고 2020년까지 225조원을 쏟아부었지만 퍼부었지만 결과는 처참하다. 이를 두고 CNN은 지난달 4일 “이 문제는 일반적으로 높은 부동산 가격, 교육비 및 더 큰 경제적 불안같이 젊은이들이 가정을 갖지 못하게 하는 경제적 요인에 책임이 있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정부는 저출산 대책을 양육·보육으로 지원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1월부터 ‘부모급여’를 신설해 만 0세 아동을 키우는 가정에 월 70만원, 만 1세 아동에는 월 35만원을 지급한다. 2024년부터는 만 0세 월 100만원, 1세 50만원으로 오른다.
이밖에 시간제 보육을 어린이집 기존 반에 통합해 운영해 서비스 이용률을 높이고, 아이돌봄서비스도 내년부터 제공 시간(일 3시간 30분→4시간)과 대상(7만 5000가구→8만 5000가구)을 확대한다. 여기에 현재 1년인 법정 육아휴직 기간은 1년 6개월로 늘리고, 육아휴직 급여 대상자는 고용보험 가입 임금근로자에서 고용보험 가입 특고·예술인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
계획은 그럴듯하지만, 이같은 정책으로 떨어지는 저출산 추세를 막으리라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우리나라에서 아이 1명을 대학까지 보내는 데 드는 비용은 약 4억원이라고 발표했는데, 이제 걸음마를 뗀 보육 정책 때문에 출산을 결심할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출산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유교 의식도 걸림돌로 꼽힌다. 프랑스는 선진국 가운데 대표적인 ‘다산 국가’로 꼽힌다. 지난 2021년 유럽연합(EU) 인구가 줄었지만 프랑스 인구는 EU 내 인구 증가율 1위, 합계 출산율 1위(1.83명)를 기록했다.
눈여겨볼 점은 양육·보육 지원에 더해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인정한다는 것. 프랑스 출생아 중 혼외 출산 비율은 62.2%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한국의 혼외 출산율(2%)과 대조된다. CNN 역시 “한국에서 아기를 갖는 것은 결혼한 부부에게 기대되는 것”이라면서 “한국 사회는 여전히 한부모 가정에는 편견을 보인다”고 전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정부의 인식도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동거부터 시작해 아이가 생기는 경우도 있고,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살다가 기회가 생겨서 집을 마련하려는 시점도 있다”며 외국 사례를 연구 중이라고 언급했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
결혼 ’안’·‘못’ 하는 세태
출산을 위한 선결과제인 결혼 자체를 하지 않는, 아니 못하는 세태도 큰 문제다.
통계청의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30대(662만 7045명) 가운데 미혼인구는 281만 5227명(42.5%)으로 조사됐다. 미혼 비중은 직전조사인 5년 전과 비교해 모든 연령층에서 증가했지만, 30대 미혼율은 2015년(36.3%)보다 6.2%포인트 오르며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해당 조사에서 30대 남성의 절반이나 ‘싱글’인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30대 남성 미혼율은 50.8%로 2015년(44.2%)보다 6.6%포인트 증가했다. 30대 여성 미혼율은 33.6%로 같은 기간 5.5%포인트 늘었다. 이들 30대 미혼 인구 중 부모와 동거하는 사람의 비율은 54.8%였다. ‘소득이 적어서’ 결혼을 못 하는 경우도 15.0%(30대 미혼남)로, 결국 경제 문제가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저출산은 모든 문제가 복합적으로 연결된다”면서 “‘단순히 비용을 지원한다고 아이를 낳는다’는 기대보다는 경제상황, 일자리, 집값, 교육문제를 종합적으로 끈기 있게 진행해야 그나마 해결이 가능하다”고 피력했다.
전반적인 사회구조를 바꿔야 해결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다. 한해 출생아가 70만명이던 사회 경쟁시스템이 40만명이 태어나도 그대로 적용되다 보니 여전히 과열된 경쟁시스템에서 개인 생존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과열된 경쟁시스템을 개선한다면 개인 생존에 집중했던 인식이 재생산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봤다.
조영태 서울대 교수는 “지금은 저출산이 아니라 사회구조를 바꾸는 게 중요하다”며 “그걸 바꾸면 출산율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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