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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코로나·경기침체 이어 中 관광객 급감… 자영업자 한숨만 [현장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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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8가길 가게 절반이 공실
폐업 위기 몰린 자영업자 급증
"대출이자에 전기·가스료까지
업종 변경이나 일자리 구할 것"


파이낸셜뉴스

2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먹거리 기념품 가게가 공실로 비어 있다. 사진=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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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와 같거나 더 나빠질 한 해.'

자영업자들은 올해 경기를 이같이 예상했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를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올해는 지난해의 부진한 경기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기대감마저 꺾여서다. 상당수의 자영업자들은 폐업까지 고려하고 있을 정도다.

특히 정부가 중국발 코로나19의 국내 확산 방지 대책으로 관광비자 발급을 중단하면서 명동 일대 자영업자들의 심리는 더욱 악화일로다. 실제 서울 중구 명동8가길의 한 블록 정도 구간 양편으로 가게 13개 가운데 6개가 공실이었다.

■자영업자 10명 중 4명 "폐업 고려"

3일 정부에 따르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6%다. 한국은행의 경우 한국 경제성장률을 1.7%로 전망했다. 현실적으로 올해 경기가 회복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일부 자영업자들은 연초부터 폐업을 고려하는 분위기다.

서울 송파구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30대 A씨는 "대출 이자와 식자재 값이 올라 매출이 회복됐어도 순이익은 더 낮아지고 있다"며 "빚을 더 낼 수도 없는 노릇이라 경기를 지켜보고 다른 업종으로 변경하거나 일자리를 구할 생각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문조사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읽힌다. 지난해 12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공개한 자영업자 500명 대상 '자영업자 2022년 실적 및 2023년 전망 설문조사'에서 자영업자 약 40%가 향후 3년 내에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폐업을 고려하는 주요 이유로는 △영업실적 지속 악화(26.4%) △경기회복 전망 불투명(16.1%) △자금사정 악화 및 대출상환 부담(15.1%) 등이 꼽혔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폐업 절차에 관련된 질문, 폐업 후기 등이 하루 5건 이상 올라오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버티다 안돼서 결국 폐업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A씨는 "무권리로 손해보고 보증금만 쥐고 나가지만 마음이 편하다. 더 있으면 보증금도 다 까먹을 판"이라고 했다.

폐업을 고민 중이라는 B씨는 "한 달 2000만원 조금 넘는 매출이지만 고정 비용에 전기, 가스, 세금까지 생각하면 손해다"고 언급했다.

■중국인 관광비자 중단에 '불안'

특히 서울 중구 명동 지역 자영업자들의 연초 위기감은 극에 달했다.

정부는 지난 2일 중국발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중국으로부터의 단기 비자 발급을 제한하고 중국발 운항 항공편의 추가적 증편을 제한했다. 또 모든 중국 입국자에게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제출토록 했다. 오는 7일부터는 홍콩·마카오 출발 입국자에 대해서도 방역 강화가 이뤄진다. 명동상권의 주 고객층인 중국인 관광객 급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명동의 자영업자들은 침통한 분위기였다. 기자가 이날 찾은 명동의 한 안경점에서는 매장 곳곳에 중국어 안내가 붙어 있었지만 10분간 중국인 손님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안경점 직원 이모씨(28)는 "중국 정부에서 1월 8일부터 중국인 출국 비자 규제 푼다고 해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2일부터 우리 정부가 못 들어오게 한다고 해 '어떻게 해야 하나'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안전을 위한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개인적으로 속상하다. 명동은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커서 살아나려면 중국인이 늘어야 한다"고 전했다.

부동산 중개업체 메이트플러스 관계자는 "계속 계약이 되고 있고 관광객들이 들어오긴 하는데 공실이 한 50% 된다"며 "원래 중국 관광객들이 와야 매출이 발생하는 상권인데 중국 관광객들은 아직 못 오고 있다. 아직 정상화되기에는 멀었다"고 지적했다.

7년째 화장품 가게에서 일했다는 한국계 중국인 박모씨(41)는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손님의 절반이 중국인이었다. 지금은 한 달에 5명 정도밖에 안 온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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