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경남 통영시 중앙동 원조밀물식당
'집집이 아이만한 피도 안 간 대구를 말리는 곳/ 황화장사 영감이 일본말을 잘도 하는 곳/처녀들은 모두 어장주(漁場主)한테 시집을 가고 싶어한다는 곳'
'원조밀물식당'의 멍게전골. 잘 뒤져보면 밑에 소고기가 있다. [사진=원성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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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밀물식당'은 멍게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멍게는 워낙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음식 중 하나다. 그래서 선뜻 권하지는 않는다. 다만, 멍게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집 멍게가 다른 집과는 다르다는 점은 알 수 있다. 일단 멍게 비빔밥에 멍게, 김, 참기름, 밥 4가지가 구성이 전부다. 통상 다른 집들이 멍게의 비릿한 맛을 죽이기 위해 초장이나 다른 재료들을 섞는 것과 달리 멍게 본연의 향이 잘 드러나도록 비빔밥을 구성했다. 그래서 씹으면 씹을 수록 멍게 본연의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저온숙성 과정을 거친 멍게가 들어가는 것이 이집 맛을 결정짓는 1%다.
멍게비빔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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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법은 이렇다. 양식장에서 씨알이 굵은 멍게 위주로 1.5톤을 산다. 멍게 80%, 정수된 바닷물 10%, 멍게의 자연 발생물 10% 비율로 20kg씩 나눠 스티로폼에 담아 냉동고에 보관한다. 이후 6~7kg씩 나뉜 멍게는 식당이 그날 쓸 분량만큼 나뉘어 식당으로 오게 된다. 이렇게 저온 숙성을 거치게 되면 멍게의 비린 맛은 사라지고, 단맛이 더욱 살아나게 된다.
'멍게 전골'은 강력추천 메뉴다. 무, 양파로 육수를 낸 다음 배추, 미나리, 호박, 당근, 양파, 버섯, 소고기, 감초 등을 넣고 막간장과 된장을 넣어 국물을 끓인다. 소고기는 밑에 적당히 깔고 멍게를 샤부샤부 식으로 위에 올린다. 소고기 특유의 고소한 맛과 멍게의 향긋한 내음이 합쳐진다.
멍게 전골과 멍게 비빔밥이 나온 한상 [사진=원성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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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에서 나는 싱싱한 재료들로 식탁은 풍성하게 채워진다. 백조기, 볼락, 돔 등 서울에서 맛보기 힘든 비싼 생선들이 식탁에 오른다. 하다못해 시금치까지 단맛이 돈다. 해풍(海風)을 맞은 덕택이다. 반찬도 밥도 언제나 무한리필이다. "우리 집에 찾아주시는 것도 고마워요. 그래서 늘 돈 생각 안 하고 손님들이 달라는 건 얼마든지 계속 갖다 드립니다."
[주말엔 맛집]
(1)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쉐즈롤 :푹신푹신한 식감의 롤케이크가 먹고 싶다면?
(2)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츠키젠(TSUKIZEN) : 432시간 숙성된 돼지고기 돈카츠의 맛
(3) 경남 진주시 이현동 하연옥 : 영하의 칼바람이 부는 날, 우리는 진주냉면을 먹었다
(4) 경기 하남시 망월동 오봉집 : 잘 익은 수육과 오동통한 낙지의 조합이라면
/통영=원성윤 기자(better201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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