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만에 종료 ‘카트라이더’, 온라인 이용자 소통 행사
환불·후속작 연계 등 안내, ‘카트:드리프트’ 집중
‘내수용’ IP였던 ‘카트’, 콘솔 등 글로벌 확장 도전
이스포츠도 글로벌로, 변화 꾀하는 K게임 행보 의미
조재윤 넥슨 카트라이더 디렉터가 지난 5일 카트라이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디어 카트라이더’ 온라인 생중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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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지난 5일 오후 6시. 넥슨 ‘카트라이더’ 유튜브 채널엔 5000 명 이상의 팬들이 모였다. ‘국민게임’으로 통했던 ‘카트라이더’ 서비스 종료(3월31일)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서였다. 10~20대의 추억이 담긴 ‘카트라이더’의 끝, 팬들의 목소리엔 아쉬움과 슬픔이 묻어져 나왔고, 생중계를 진행했던 조재윤 넥슨 ‘카트라이더’ 디렉터의 목소리도 가늘게 떨렸다.
‘카트라이더’는 넥슨의 대표 지식재산(IP)으로 2004년부터 18년간 서비스해 온 게임이다. 이번에 서비스를 종료하게 된 건 후속작 ‘카트라이더:드리프트’ 론칭(12일 프리시즌 오픈)에 따른 후속 조치다.
넥슨은 당초 정식 이벤트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서비스 종료 사실을 알리려고 했지만, 돌연 외부 변수(언론 보도)로 원하지 않은 상황을 맞았다. 이용자들 입장에선 ‘넥슨이 슬쩍 서비스 종료하려고 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반발을 키웠다. ‘카트라이더’ 역사상 처음으로 ‘트럭시위’가 펼쳐지기도 했다.
회사로선 ‘카트라이더’의 서비스 종료는 당연한 순서다. 후속작 ‘카트라이더:드리프트’는 기존 ‘카트라이더’와 크게 게임성이 달라진 게 없다. 다만, 기존 PC ‘카트라이더’ IP를 콘솔, 모바일, PC 등 모든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게 차별점이다. 이 경우 기존 ‘카트라이더’는 설 자리가 애매해진다. 회사로선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돌연 이용자 반발을 맞닥뜨린 넥슨은 간담회라는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이용자들의 아쉬운 마음을 달래주는 동시에, 환불 계획이나 후속작과 기존 ‘카트라이더’ 연계 방안을 2시간 넘게 설명했다. 조재윤 디렉터는 눈시울까지 붉혔다. 간담회에선 전체적인 구상(환불 및 후속작 연계방안), 감성적인 접근(이용자들의 추억) 같은 넥슨의 오랜 경험이 묻어져 나왔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용자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역시 국내 게임업계 ‘맏형’다운 대응”이라며 “이용자 소통 방식에 있어 넥슨의 이번 간담회는 타 게임사들이 보고 배울만한 것들이 많다”고 했다.
무엇보다 이번 이벤트는 넥슨이 ‘카트라이더’라는 IP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게 해준 자리여서 의미가 있다. 그간 ‘카트라이더’는 흥행에 성공하긴 했지만 철저히 ‘내수용 게임’이었다. 신규 이용자 확보, IP 확장은 물론 이(e)스포츠로도 키우기 힘들었다. ‘카트라이더’ e스포츠 대회는 국내에서만 열리고 있는데, 크래프톤(259960)이 ‘배틀그라운드’를 글로벌 e스포츠로 키워낸 것과 비교하면 대조된다.
‘고여버린’ IP는 발전이 없다. 때문에 ‘카트라이더:드리프트’의 콘솔 플랫폼 확장은 단순 후속작 이상의 의미가 있다. 북미·유럽에서 수요가 많은 콘솔에 진출한다는 것은 ‘카트라이더’ IP가 이젠 본격적으로 글로벌로 나간다는 의미다. IP의 생명력을 지속 가능하게 변화시키고자 하는 넥슨의 도전이랄까. 넥슨은 기존 ‘카트라이더’의 e스포츠 대회를 계승, 글로벌로 확장시켜 나가겠다는 계획도 발표해 관심을 받았다.
넥슨의 이 같은 행보는 모바일 한정으로 국내에만 몰두해왔던 K-게임사들이 지향해야 할 ‘미래’이기도 하다. 많은 게임사들이 어렵게 키워온 IP를 내수용으로만 소진하고 있는데, 포화상태인 모바일을 벗어나 이젠 더 많은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시장을 겨냥해야 할 시점이다. 이런 측면에서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알린 ‘카트라이더’와 넥슨의 도전은 더 의미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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