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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빈 쫓던 '디지털 장의사'…음란물 유포 방조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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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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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박사방' 사건이 불거진 뒤 운영자 조주빈을 추적해 주목을 받았던 인터넷 기록 삭제 업체 대표가 음란물 유포 방조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5단독 김태현 판사는 오늘(11일) 선고 공판에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 유포 방조 등 혐의로 기소된 모 인터넷 기록 삭제 업체 대표 42살 A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김 판사는 또 A 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2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하고, 5년간 아동·청소년이나 장애인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습니다.

김 판사는 "피고인은 음란물 사이트 운영자에게 금품을 줬고 전속으로 음란물을 삭제하는 권한을 요청했다"며 "이로 인해 다른 사람의 요청으로는 음란물이 삭제되지 않았고 피고인은 경제적 이익을 얻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고 음란물 삭제를 위해 나름 노력도 했다"며 "같은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법원은 A 씨가 2018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친구인 현직 경찰관과 짜고 음란물 유포자 5명을 협박해 400여만 원을 뜯은 혐의(공갈)와 관련해서는 검찰의 증거 수집 과정이 위법했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때문에 공갈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현직 경찰관도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김 판사는 "검찰은 1차 압수수색 영장에 적힌 혐의 사실과 무관한 내용을 발견하고서 즉시 탐색을 중단하지 않았고 별도의 압수수색 영장도 발부받지 않았다"며 "이후 10개월이 지나서야 2차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는 영장주의 원칙에 위배되며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를 배제하지 않는 예외 상황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며 "2차 압수수색 과정에서 A 씨에게 압수 목록 등도 주지 않아 참여권을 침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A 씨는 2018년 3∼6월 당시 회원 수 85만 명에 달한 국내 최대 음란사이트인 '○○티비'가 음란물이나 불법 촬영물을 유통하는 사실을 알고도 방조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 됐습니다.

A 씨는 사이트 관계자에게 배너 광고료로 600만 원을 건넸고, 불법 유출된 사진 삭제를 독점하게 해 달라는 부탁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씨는 인터넷에 떠도는 성범죄 피해 영상이나 다른 게시물 등을 대신 삭제해 주는 이른바 '디지털 장의업체'를 운영하며 '디지털 장의사'로 불렸습니다.
김덕현 기자(d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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