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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이슈 윤석열 정부 출범

윤석열 성공 강조'나경원, 대통령실과 ’출구 전략‘ 모색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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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주변에서 당대표 하라해"→"대통령실과 갈등으로 비치지 않았으면"
대통령실과의 갈등에 당 안팎 비판 부담에 당권 도전에 대한 타협 모색
대통령실 반응보다 '출마 외 방법 없어'라며 출마 결심할 가능성도 제기

뉴시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동작구청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01.11. xconfi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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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며칠 간의 잠행을 마치고 11일 공식 활동을 재개했다. 나 부위원장은 이날 작정한 듯 자신을 내세우기보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강조하고,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자신을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정치권에선 나 부위원장이 대통령실과의 꼬인 관계를 풀어 출구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란 주장과 전당대회 출마의 명분축적용이란 분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12일 종합결과, 나 부위원장은 며칠간의 잠행모드를 끝내고 11일부터 공식일정을 재개했다. 나 부위원장은 이날 동작구청 신년인사회와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거듭 언급하고, 자신과 대통령실간 갈등을 줄이고자 노력했다.

나 부위원장은 이날 동작구청 행사 시작 전 기자들의 출마여부 질문을 받고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며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무엇이 중요한지 보고 있다"고 했다.

나 부위원장은 같은 날 국민의힘 서울시당 행사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라며 "대통령께서 말하는 노동, 연금, 교육 개혁의 완성은 물론 우리 정당 개혁까지 해서 올해는 개혁의 원년이 됐으면 좋겠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우리 모두 절대 화합, 단합하자"고 강조했다.

나 부위원장은 자신과 대통령실간 갈등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동작구청 신년인사회 직후 "최근 일련의 사태들이 저와 대통령실간 갈등과 충돌로 비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그럴 의도도 없다"고 강조했다.

나 부위원장은 지난 10일 대통령실에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해서도 "(언론에서) 자꾸 저와 대통령실간 각을 세우지 말아 달라"며 "제 생각이 여러가지 왜곡된 부분이 있어서 사의 표명을 한 것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선 "많은 고민을 더 해보겠다"며 "아직 결정을 안 했다"고 말을 아꼈다.

나 부위원장은 이날 대통령실을 자극하는 발언을 삼가고,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해 눈길을 끌었다.

나 부위원장은 이날 동작구청 새해덕담에서도 "제가 그동안 저출산 부위원장을 하느라 동작구 행사에 소홀했다"며 "알아보니 비상근 자리라 예전에 보니 국회의원들이 겸직하며 일 년에 몇 번 회의하고 그랬다는데 저는 소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자신이 내놓은 헝가리식 저출산대책에 대해 "이걸 가지고 포퓰리즘이라고 하는데 저 나경원이 포퓰리즘이겠느냐"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나 부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대통령실과의 갈등이 표면화되기 전과는 사뭇 다르다. 나 부위원장은 당 지지층 지지도에서 매주 1위를 기록했다.

나 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25일 페이스북에 "제가 요즈음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당대표 되세요'다"라며, 전당대회 출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올해 초 한 라디오에선 전대 출마와 관련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제가 맡은 역할을 (윤 대통령과) 어떻게 조율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남아있다"고 했다.

해당 발언들은 대통령실의 분노를 샀다고 한다. 임명된 지 3개월도 안된 나 부위원장이 전당대회 출마를 위해 먼저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조율'을 운운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나 부위원장이 전당대회 출마를 염두에 두고 전국에서 열리는 당원 행사에 열심히 참여하는 모습이 쌓이면서 대통령실과의 갈등이 극에 달했다.

지난 5일 나 부위원장은 출산 시 부모의 대출 원금을 탕감하는 헝가리식 저출산 대책을 제시했다. 대통령실은 바로 "실망스럽다", "납득하기 어려운 부적절한 처사" 등의 표현을 써가며 사실상 나 부위원장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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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서울시당 신년인사회를 마치고 이동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1.11.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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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대책이 표면적인 이유였으나, 이미 윤심 후보로 김기현 의원을 찍은 대통령실이 여러 경로를 통해 나 부위원장에게 전대 불출마를 종용했지만 이를 거부하고 당권주자 행보를 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왔다.

나 부위원장은 대통령실의 직접적인 비판과 당 안팎의 여론을 의식해 지난 10일 "대통령께 저출산위 문제로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저출산위 부위원장직 자리를 내려놓겠다는 뜻을 대통령실에 전달했다. 대통령실은 초반 관련 사실을 부인하다가 다음날인 11일에서야 김대기 비서실장이 '문자'로 사의 표명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이후 나 부위원장은 대통령실을 자극하는 발언을 대신 로우키 행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이를 두고 나 부위원장이 대통령실과의 갈등에 대한 부담을 느껴 당권 도전에 대한 타협을 원하고 있다는 추측이 나왔다.

현재 당 안팎에서는 나 부위원장을 향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윤심 후보 김기현 의원을 미는 친윤계에선 "전당대회에 나온다면 '제2의 유승민, 이준석' 프레임으로 정리하는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및 친윤계 의원들과 극한 갈등 끝에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나 부위원장 입장에선 정권 초기 대통령실의 이러한 비토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의 뜻을 거스르며 전대에 출마해 당권을 거머쥐더라도 당 내 세력이 없는 나 부위원장은 사실상 '식물 당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나 부위원장이 출마 가능성을 엿보면서도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출구전략을 고려 중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나 부위원장이 출마를 접을 경우 명분과 실익이 필요한데 이 두가지는 대통령만 줄 수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나 부위원장의 사의 표명은 윤 대통령을 향해 퇴로를 열어달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관계자는 "나 부위원장이 출마를 고심하면서 동시에 대통령실의 압박에 상당한 부담감을 느낀 걸로 알고 있다"며 "사의표명은 대통령 쪽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이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실의 반응을 보고 출마선언을 할지 말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대통령실에서 신호를 보낸 나 부위원장에게 퇴로를 열어주지 않으면, 궁지에 몰린 나 부위원장이 윤석열 정부와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다 판단해 출마를 강행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미 높은 지지율을 갖고 있는 나 부위원장이 출마를 결심한다면 대통령과 악화된 관계를 풀려는 시도 자체가 동정표로 돌아올 수 있다. 또 대통령실이 퇴로를 열어주지 않아 출마 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다는 식으로 전당대회 출마 이유를 대통령실로 어느 정도 전가할 수도 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나 부위원장의 사의 표명을 보고 받고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 한다.

나 부위원장은 구정 설 연휴 전까지는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정할 예정이다. 그 기간 동안 대통령실의 반응을 기다리면서, 로우키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yoon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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