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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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12일 '칠곡할매글꼴'의 주인공인 김영분(77), 권안자(79), 이원순(86), 추유을(89), 이종희(91) 할머니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대해 만났다고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경북 칠곡군이 선정한 할머니 5명이 4개월간 2천장에 걸쳐 연습한 끝에 '칠곡할매글꼴'을 완성했는데, 윤 대통령 부부는 각계각층에 보낸 새해 연하장에 이 글꼴을 사용했다.

앞서 윤 대통령이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을 개설하면서 칠곡 할머니들의 사연을 듣고 해당 글꼴을 사용한 바 있다.

이에 할머니들은 이날 윤 대통령 부부에 가로 90cm 세로 60cm 크기의 대형 연하장을 직접 만들어 선물했다. 다음은 연하장 내용이다.

"칠곡할매들 안이자뿌고(잊지 않고) 기억해 주시가(주셔서) 고맙습니다. 글을 배아가(배워) 이래(이렇게) 대통령님께 글도 쓰고 참말로 잘했내요. 그자 명절에는 식구가 모이야(모여야) 되는데 나라일 단디(단단히)한다고 식구도 다 못 보고 섭섭지예? 할매도 명절에는 죽은 영감 생각에 마음이 그렇습니데이. 우짜던지 설이니까 복 만이 받고 건강도 잘 챙기시이소."

이 연하장은 할머니들의 사진과 함께 대통령실 1층 로비에 전시됐다.

할머니들은 또 대통령실 방명록에 "우리 할매들은 대통령님을 믿습니다. 나는 눈이 잘 안 보이가 글 쓰는 것이 힘들어유. 귀는 쪼메 잘 들이요(들려요). 대통령님 좋은 이야기 마이 들리게 해주세요"라고 적었고, 이에 윤 대통령은 "어르신들 건강하세요. 항상 응원하겠습니다"라고 화답했다.

김 여사는 할머니들과의 환담에서 "할머니들의 글씨체가 너무 예뻐 이번 연하장을 받은 많은 분들이 좋아하셨다"면서 감사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추유을 할머니가 직접 쓴 시 '그때가 좋았다'를 읽으면서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고, 김 여사도 "꾸미지 않은 생각과 꾸미지 않는 글이 그대로 있어 더 감동적"이라고 했다.

김영분 할머니는 "처음에 가나다라를 배울 때는 막막했는데, 할수록 재미가 있고 눈물도 났다. 이제 학교 가서 영어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고, 추유을 할머니는 "은행 가서 돈을 찾으려고 하면 이름을 쓰라고 하는데, 그때마다 손이 떨렸다. 이제는 글을 배워 잘 쓴다"고 환하게 웃었다고 이 부대변인은 전했다.

할머니들은 직접 만든 참외칩과 꿀을 선물하자, 윤 대통령 부부는 즉석에서 맛을 보기도 했다. 또 직접 쓴 시집과 함께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팥과 콩, 쌀 등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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