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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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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중국 지난해 사망자 27만 명 증가…코로나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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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통계국이 17일 자국 인구 통계를 발표했습니다.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인구는 14억 1,175만 명으로, 2021년에 비해 85만 명 줄었습니다. 중국 인구가 감소한 것은 마오쩌둥이 펼친 대약진 운동으로 대기근이 발생해 수천만 명이 굶어 죽은 1961년 이후 61년 만에 처음입니다.

중국 출생률 1949년 이후 최저…"코로나 때문에 임신 미뤄"



중국은 출생률 저하뿐 아니라 사망률 증가라는 '이중고'에 처했습니다. 지난해 중국에서 태어난 출생아는 956만 명. 인구 1,000명당 출생아 비율인 출생률은 6.77‰로, 2021년 7.52‰에 비해 크게 낮아졌습니다. 이 수치는 중국이 인구 통계를 집계한 1949년 이후 최저이며, 중국의 출생아 수가 1,000만 명 아래로 떨어진 것 역시 신중국(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래 처음입니다. 한국 등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내 집 마련이 점점 힘들어지고 생활비와 자녀 양육비가 크게 늘면서 결혼이나 출산을 하려는 젊은이들이 줄고 있습니다. 중국의 2021년 초혼자 수는 1,157만 명으로 1년 전보다 6.1% 감소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2021년 두 자녀 정책을 폐지하고 각종 출산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도 한 원인이었습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백신 접종과 바이러스 감염 등 코로나19 때문에 임신을 미루는 사람들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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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출생아 수 추이(단위: 100만 명) (출처=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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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률 문화대혁명 이후 최고…1년간 사망자 27만 명 늘어



사망자 수 증가도 중국 인구 감소를 부채질했습니다. 지난해 중국의 사망자는 1,041만 명으로, 인구 1,000명당 사망자 비율은 7.37‰로 나타났습니다. 사망률 7.37‰는 문화대혁명 마지막 해인 197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바꿔 말하면, 많은 사람들이 숙청됐던 문화대혁명 이후 인구 대비 가장 많은 사망자가 지난해에 나왔다는 얘기입니다.

2021년 중국의 사망자는 1,014만 명이고, 사망률은 7.18‰였습니다. 지난해 1년 동안 사망자가 27만 명 늘어난 것입니다. 중국 정부와 관영매체들은 지난해 사망자와 사망률이 증가한 데 대해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추정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12월 8일 '제로 코로나'에서 '위드 코로나'로 방역 정책을 180도 선회하면서 중국 내 코로나19 감염자는 폭증했습니다. 14억 인구 중 이미 9억 명 이상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8일부터 올해 1월 12일까지 한 달여 동안 코로나19 사망자가 5만 9,938명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기저질환 보유자를 포함한 포괄적 개념의 사망자 수를 공개한 것은 이것이 처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병원에서 숨진 사람만 포함됐고, 병실이 부족해 자택 등에서 사망한 사례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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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택에서 장례를 치르는 모습. 중국에선 병실이 부족해 적지 않은 사람이 자택에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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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망자 통계는 중국의 실제 코로나19 사망자 규모를 어느 정도 가늠케 합니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코로나19 사망자 수치는 올해 1월 12일까지 집계된 것이지만, 지난해 12월 말까지 이미 전년보다 사망자가 27만 명 늘었습니다. 이 중 상당수가 코로나19 때문일 수 있습니다. 특히 노령 인구가 많은 중국의 상당수 지방 도시와 농촌에서는 올해 들어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만큼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훨씬 증가할 수 있습니다. 영국 의료 데이터 분석업체인 에어피니티는 같은 기간인 12월 8일~1월 12일 중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58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는데, 중국 정부의 발표보다 이 수치가 더 신뢰성이 있어 보입니다.

노동 인구 감소…세계 최대 인구 대국 '중국→인도' 초읽기



중국의 이런 인구 감소는 중국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주지하다시피 14억이라는 거대한 인구는 생산과 소비 등 모든 영역에서 중국의 성장을 견인해 왔습니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도 풍부한 노동력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장 노동 가능 인구인 16~59세 인구 비율이 2021년 62.5%에서 지난해 62%로 감소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중국의 노동 가능 인구 비율은 70%였습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인구 대국' 자리도 올해 안에 인도에 내줄 전망입니다. 유엔은 지난해 발표한 '세계 인구 전망 2022' 보고서에서 지난해 인도 인구를 14억 1,700만 명으로, 중국 인구를 14억 2,600만 명으로 추산했습니다. 중국 인구가 여기에 한참 못 미치게 된 건데, 인도 인구가 유엔 예상치에만 도달해도 인도가 중국을 추월하게 됩니다. 앞서 유엔은 2027년쯤 인도 인구가 중국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는데, 역전 시기가 4년 앞당겨지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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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광지 풍경. 올해 인도 인구가 중국 인구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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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글로벌타임스는 인구 연구 전문가를 인용해 "(감소한 인구 수치) 85만 명이라는 숫자는 14억이라는 전체 인구에 비해 매우 작은 수치"라며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면 베이비붐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임신과 출산을 미룬 젊은 세대가 올해부터 출산에 나설 수 있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은 여전히 불안합니다. 신종 변이가 출현해 다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바람대로 젊은 세대가 결혼과 출산에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미지수입니다. 더구나 올해 초 코로나19가 정점에 달하면서 숨진 사람들이 내년 이맘때 발표될 올해 인구 통계에 반영될 예정입니다. 올해 역시 중국의 인구 감소가 불가피해 보이는 이유입니다.

김지성 기자(jis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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