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독일이 슬로바키아에 인도한 독일제 레오파드 전차.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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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자국의 주력 전차인 레오파드2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려면 미국도 에이브럼스 전차를 지원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고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SZ)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Z 보도에 따르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미국이 에이브럼스 전차를 지원해야 독일도 레오파드2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라는 압박에 따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통화를 마쳤다고 SZ는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숄츠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레오파드 전차와 동급으로 평가되는 미국제 에이브럼스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압박하며 공을 미국으로 떠넘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숄츠 총리는 그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에 있어 독일의 단독 행동은 없다고 강조해 왔다.

독일제 레오파드2는 첨단 방어체계와 120㎜ 포 등을 갖춘 중무장 전차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은 이 전차를 2000대 넘게 보유하고 있다.

앞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지난 11일 자국이 보유한 레오파드2 전차 14대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를 위해선 제조국인 독일의 승인이 필요하다. 영국이 서방국가 최초로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겠다고 밝힌 챌린저2 역시 레오파드의 구형 모델에 해당한다.

숄츠 총리는 레오파드 전차 지원의 ‘선결 조건’으로 미국의 지원을 내걸었지만, 미국은 여전히 전차 지원에 선을 긋고 있다. 콜린 칼 미 국방부 정책차관은 18일 에이브럼스 지원 여부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미국은 아직 그 단계에 이르지 않았다”고 답했다. 칼 차관은 “에이브럼스 전차는 매우 복잡한 장비이며 고가인 데다 훈련하기 힘들고 제트엔진까지 장착돼 있다”며 “결코 유지하기 쉬운 시스템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그간 지상전에서 러시아를 제압할 수 있는 중무장 전차 지원을 서방에 요구해 왔다. 그러나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은 확전을 우려해 장갑차 지원만 약속한 상태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차 지원 문제는 오는 20일 독일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국방 연락 그룹’(UDCG) 회의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UDCG에는 미국과 나토 회원국 등 약 50개국의 협의체로, 회원국 국방 장관들이 회의에 참여한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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