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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일이 많았길래”…뉴질랜드 총리 ‘번아웃’에 결국 사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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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19일(현지시간) 뉴질랜드 네이피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달 사임하고 오는 10월 총선에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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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지난 19일(현지시간) 직무를 수행할 에너지가 고갈됐다며 전격 사의를 표명해 화제가 되고 있다.

아던 총리는 19일 기자회견에서 “내가 떠나는 이유는 이런 특권적인 역할(총리직)에는 적임자일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알아야 하는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라며 “나는 이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연료통(tank)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BBC는 “정치인들이 번아웃된 상태를 인정하는 것은 드문 일이지만, 한 나라를 이끄는 일의 스트레스가 그 정도로 크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1999년부터 2008년까지 9년간 뉴질랜드를 이끌었던 헬렌 클라크 전 총리는 BBC 인터뷰에서 “오전 7시에 비행기를 타는 일이 많았는데, 그런 날은 오전 5시에 일어났고 하루 업무를 마친 뒤 잠드는 시간은 밤 12시를 넘겼다”며 “웰링턴에서 밤새 일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시대를 막론하고 지도자들이 받는 압박은 항상 컸지만, 소셜미디어와 24시간 돌아가는 뉴스, 인터넷 낚시질, 음모론 같은 것들이 넘치는 이 시대에 그런 압박은 부쩍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아던 총리처럼 최근 몇 년 사이 번아웃을 호소하며 자리에서 물러난 공직자들은 적지 않았다고 BBC는 전했다.

2020년 3월 네덜란드 보건장관이었던 브뤼노 브라윈스는 의회에서 대정부 질문을 받다가 쓰러진 뒤 사의를 표명했다. 2021년 4월 오스트리아의 루돌프 안쇼버 보건장관도 코로나19 최전선에서 과로에 시달렸다며 사의를 밝혔다.

영국 리즈 대학의 대릴 오코너 심리학 교수는 “번아웃의 주요 인자 중 하나는 직무 스트레스”라면서 특히 총리 같은 최고 지도자에게는 그런 스트레스가 끊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코너 교수는 “일반적인 사람들은 대부분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주는) 스위치를 잠시 끌 수 있지만, 한 나라의 총리처럼 대중의 눈에 노출돼 있고 매우 어려운 직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그럴 여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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