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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독일산 전차 ‘레오파르트2’, 우크라이나 지원 불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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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주력전차 ‘레오파르트2’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합의가 미국과 유럽 각국 등이 참여하는 관련 협의체에서 불발됐다. 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탱크 외에는 대안이 없다”며 전차 지원을 촉구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은 독일 람슈타인 미국 공군기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방위 연락 그룹(UDCG)’ 회의에서 50여 개국 국방장관 및 관계자들이 레오파르트2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방안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회의에는 우리나라 국방부 당국자도 화상으로 참여했다.

세계일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일 독일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방위 연락 그룹 회의에 화상으로 참여, 서방 국가의 전차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람슈타인=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7일 임명된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전차 지원 결정이 언제 내려질지는 말할 수 없지만, 합의가 이뤄지면 신속히 전차를 공급하도록 준비할 것”이라며 전차 재고를 점검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독일이 섣불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2차 세계대전 전범국’이라는 멍에다. 독일은 2차 대전에서 패한 이후 군비 확장과 거리를 둬왔고, 분쟁국에 대한 무기 지원 및 수출도 자제해 왔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러한 기조는 변하고 있다. 독일은 국방 강화를 위한 특별예산 1000억 유로(약 134조원)를 마련하는 등 사실상 재무장 수순에 들어간 상태다. 이에 더해 폴란드와 핀란드 등 유럽 각국이 자국이 보유한 레오파르트2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겠다며 독일의 승인을 요구하고 있다. 독일 수출법에 따라 독일산 전차를 수입한 국가가 이를 제3국에 수출할 경우 생산국인 독일의 승인이 필요하다.

독일은 우선 미국을 방패 삼아 결정을 늦추고 있다. 미국이 자국의 주력전차 M1 에이브럼스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지 않으면 독일도 지원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에이브럼스 지원이 유지·보수 등의 문제로 “비효율적”이라며 선을 그은 상태로, 독일이 자체적으로 결정을 내려야 한단 입장이다.

이날 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현대식 탱크가 필요하다”며 “탱크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것이 매일 명백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현재 우크라이나군이 보유한 전차 대다수는 옛 소련제 구형이다.

반면 레오파르트2는 영국의 챌린저2와 더불어 대표적인 현대식 전차다. 120㎜ 활강포와 7.62㎜ 기관총이 장착돼 있고, 최대 시속 70㎞, 비포장도로에서는 시속 50㎞로 주행할 수 있다. 급조폭발물(IED)과 지뢰, 대전차 사격 시스템 등도 갖췄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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