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징역 15년·2심 징역 18년 선고
대법 "범죄행위시 법 기초해 처벌해야"
상습범 처벌 규정이 없던 개별 범죄행위와 상습범 처벌 규정이 신설된 이후에 범죄행위는, 상습범으로서 포괄일죄 관계가 아니라 서로 실체적 경합(여러 가지의 죄가 동시에 형량에 적용)범 관계에 있다는 점을 최초로 명시한 판결이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아동·청소년의 성호보에 관한 법률 위반(상습 성착취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기소된 초등학교 교사 A씨(37)씨에 대해 공소장 변경을 허가하고 징역 18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2015년~2021년 상습적으로 아동·청소년인 피해자 124명에게 신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노출한 사진을 촬영하게 해 총 1929개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인 사진과 동영상을 제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최초 기소 당시 공소장에 적시한 범죄 사실에 A씨의 범행 기간을 2020년 11월 3일∼2021년 2월 10일, 피해자 3명, A씨가 만든 성착취물을 19건으로 적시했다. 이 같은 공소장을 바탕으로 1심은 A씨에 대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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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심 과정에서 검찰은 추가 혐의가 발견됐다며 공소장 변경을 신청, 범행 기간을 5년 전인 2015년 2월 28일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바꾸고 피해자를 121명으로, 성착취물을 총 1910건으로 늘렸다. 2심 재판부는 공소장 변경을 받아들인 뒤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검찰이 2심에서 법 개정 이전에 벌어진 범행까지 ‘상습 성착취물 제작죄’에 포함했다는 것이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2020년 6월 2일 개정(공포일부터 시행)돼 상습 성착취물 제작죄의 상습범 처벌규정을 신설했다.
대법원은 "범죄행위 시 법에 기초해 청소년성보호범 위반 죄로 처벌할 수 있을 뿐"이라며 "개정 규정 이전의 부분을 추가하는 공소장 변경은 허가될 수 없고, 추가기소의 대상이 될 뿐"이라고 판단했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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