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변동금리 주담대 6%대로 내려와
‘내릴 여건 충분하다’는 금융당국 압박 작용
예금금리 인하-대출금리 인하 선순환 시작
[이데일리 김태형]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회사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이달초까지 상단 8%를 넘겼던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6%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9월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이 예금금리 인상 중단을 요청하면서 채권금리 인하, 코픽스(COFIXㆍ자본조달비용지수) 인하, 대출금리 인하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26일 4대 시중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이날 기준 연 4.54~6.96%로 집계됐다. 전날까지만 해도 상단 금리가 7%를 넘어섰지만, 6% 대로 떨어진 것이다. 이는 지난해 9월말 수준 금리다. 특히 3주 전인 지난 3일 연 5.25∼8.12%와 비교해서는 상단이 무려 1.16%포인트 하락했다.
은행들은 현재 앞다퉈 금리를 내리고 있다. KB국민은행도 이날부터 신규코픽스 연동 변동금리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1.3%포인트 낮췄다. 하나은행은 25일 주담대·전세대출 일부 상품의 금리를 최대 0.30%포인트 낮췄다. 농협은행은 20일부터 주담대 변동금리를 0.8%포인트 인하했고, 우리은행은 13일부터 급여 이체 등 우대금리 항목을 확대하고 가산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사실상 인하했다.
인터넷은행들도 금리를 줄줄이 내렸다. 카카오뱅크는 이날부터 전·월세보증금 대출 상품의 금리를 최대 0.67%포인트 인하한다. 적용금리는 연 4.891~5.963%에서 연 4.418~5.303%로 낮아진다. 케이뱅크가 아파트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금리를 낮췄다. 아담대 변동금리는 최대 0.64%포인트 내렸다. 전세대출 상품도 일반전세의 경우 최대 0.24%포인트, 청년전세는 최대 0.11%포인트 금리를 인하했다.
은행들이 금리를 내리고 있는 건, 금융당국 압박 영향이 크다. 지난해 11월 은행들은 은행채발행이 되지 않자 예금금리를 올리면서 자금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은행 예금금리가 오르자 금융권 자금이 은행으로만 쏠리고, 특히 대출금리가 큰 폭으로 인상되고 부작용을 낳았다. 이제 금융당국은 예금금리 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또한 최근엔 대출금리 인상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은행권에는 지난해 순익 등을 고려했을 때, 가산금리(조정금리)를 내릴 여건이 충분하다면서 대출금리 인하 압박을 넣었다.
예금금리 인상이 주춤하자, 무섭게 오르던 코픽스가 하락했고, 대출금리까지 떨어지게 됐다. 금융당국은 이를 두고 금리 인하 선순환이 시작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회사 CEO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금리에 대해서 은행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고 적극적으로 개입을 안하는 게 맞다고 말한 바 있다”며 “다만, 예금금리 인하에 따른 코픽스 적용, 대출금리 인하 등 이런 선순환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금리 인하 분위기는 조만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예금금리 인상이 몇 달간 이뤄지지 않으면서 코픽스가 하락세로 꺾였고, 특히 대출금리 산정에 영향을 미치는 채권금리도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원장도 “(대출금리 인하로 이어지는 선순환)이같은 구조가 한 절반 정도 진도가 나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주담대 혼합형의 지표금리인 은행채(AAA·무보증) 5년물은 4%초반대까지 진입했다. 25일 기준 4.050%로 지난 20일(4.104%)보다 0.054%포인트 하락했고, 1일보다도 0.71%포인트 떨어졌다.
이 원장은 “지난해 과도한 은행채 발행이라든가 예금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금 쏠림 등으로 시장에 혼란이 초래됐다”며 “그런 현상들이 적어도 올해 상반기 정도에는 재현되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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