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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99세·3조 부자' 멍거의 5년 전 인터뷰 "세상이 바뀌면…" [김재현의 투자대가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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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편집자주] 대가들의 투자를 통해 올바른 투자방법을 탐색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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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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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단짝이자 사업 파트너인 찰리 멍거(99)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은 중국에서 꽤 유명하다. 멍거의 연설을 묶은 '가난한 찰리의 연감' 번역본이 중국에서 출판된 후 베스트셀러가 됐기 때문이다. 2019년 데일리저널 주총에서 찰리 멍거는 '가난한 찰리의 연감' 해적판이 중국에서 엄청나게 유통됐으며 합법적으로 판매된 책만 34만부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멍거의 인기를 반영하듯 2018년에는 중국 주식 주간지 '증권시장 홍주간'이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이 열리는 미국 네브라스카주 오마하를 직접 찾아 멍거와 리 루 히말라야 캐피탈 회장을 인터뷰했다. 리 루는 1989년 톈안먼 사태에 학생 대표로 참여했다가 미국으로 망명한 중국계 미국인으로 찰리 멍거에게 BYD 투자를 제안한 인물이다.

이날 인터뷰에서 멍거는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 버핏의 애플 투자, 인내의 힘 등 투자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밝혔다. 또 버크셔를 매수한 가격도 밝혔는데 이는 깜짝 놀랄 정도로 낮다. 현재 버크셔 주가는 47만달러(5억8000만원)가 넘는다.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 인내심은 배울 수 있는가?

'증권시장 홍주간'이 던진 첫 번째 질문은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였다. 멍거는 줄곧 투자는 좋은 기회를 찾아서 인내심을 가지고 장기간 보유하는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는 이를 알면서도 지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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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찰리의 연감' 중국어 번역본/사진=중국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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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거는 "사람들이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는 것처럼 투자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며 "장기투자가 가장 좋은 결과를 낳는다"고 말했다. 또 단순히 투자라는 행위 자체를 좋아해서 가끔은 벌고 가끔은 잃는다면 카지노에서 도박하는 것과 다를 게 없으며 자신과 같은 투자자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대신 멍거는 오랜 기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내는 장기 투자자를 좋아한다고 말하면서 사람들이 도박 같은 투자를 줄이고 인내심을 가지고 장기 투자한다면 더 빨리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문제가 되는 건 '인내'다. 누구나 인내심을 가지고 투자할 수 있을까? 천성적으로 인내심이 부족한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멍거는 "세상은 어리석은 도박꾼으로 가득 차 있다"며 "이들은 인내심을 가진 투자자만큼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인내심은 어느 정도까지는 배울 수 있다면서 '긴 주의 지속시간(long attention span)'을 언급했다. '긴 주의 지속시간'을 가진 사람은 어떤 게임이나 일을 할 때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유리하다는 의미다. 다만 이런 재능을 가진 사람이 도박에 몰두한다면 오히려 폐해가 커질 수 있다.


멍거의 가장 만족스러운 투자는?

가장 만족스러운 투자와 가장 불만족스러운 투자를 묻는 질문에 멍거는 16달러에 매수한 버크셔 해서웨이 투자를 가장 만족스러운 투자라고 답했다. 인터뷰가 진행된 2018년 5월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은 약 30만달러에 거래됐으며 지난 25일 종가는 47만1657.5달러에 달한다. 멍거의 매수가격 대비 2만9478배 오른 가격이다.

버크셔 투자에 대해, 멍거는 "오랜 시간이 걸린 장기 투자로서 같이 투자하는 사람을 좋아했고 투자한 회사도 좋아했다"면서 "50년 넘게 장기 보유했더니 정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불만족스러운 투자에 대해서는 멍거는 나쁜 투자를 많이 하진 않았으며 작은 것밖에 없다고 답했다. 그리고 자신은 3가지 종목만 보유한다며 버크셔 해서웨이, 코스트코와 리 루의 펀드를 들었다. 멍거는 95세인 당시까지 세 종목으로 충분했다며 부자가 되기 위해 많은 종목을 보유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참고로 지난 25일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의 부호 순위에 따르면 찰리 멍거의 자산은 약 23억 달러(약 2조8400억원)에 달한다. 멍거가 보유한 버크셔 해서웨이 A클래스 주식은 4370주다. 지난 25일 종가인 47만1657.5달러로 계산하면 약 20억6114만 달러로 멍거는 자산 대부분을 버크셔 주식으로 가지고 있다.


애플 투자는 버핏의 계속된 학습 결과

애플 투자에 대한 멍거의 답변도 재밌다. 애플은 버크셔의 가장 성공적인 투자 대상 중 하나로 지난 3분기말 버크셔의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이 41.8%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버크셔는 지분 약 5.62%를 보유한 애플 2대 주주다.

기술주를 투자하지 않던 버크셔가 왜 애플 주식을 매수했는지 묻는 질문에 멍거는 "애플은 소비자 가전업체로 볼 수 있으며 버핏이 소비자 가전은 컴퓨터 과학보다 그가 잘 이해하는 영역이라고 말한 점이 애플 투자를 설명한다"고 대답했다.

멍거는 "여러분이 만약 훌륭한 투자자가 되길 원한다면 여러분은 반드시 계속 학습해야 한다"며 "우리 역시 계속 학습하고 있으며 상황이 변하면 우리의 투자도 변한다. 우리가 변화한 건 세상이 변화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멍거는 철도 주식에 대해서도 "버핏과 자신은 철도주식을 몇 십년 동안 증오했지만, 세상이 변하면서 주요 4개 철도업체만 살아남았고 팩트(사실)가 바뀌었기 때문에 우리도 마음을 바꾸었다"고 강조했다. 2009년 버크셔 해서웨이는 미국 2위 철도회사인 벌링턴 노던 산타페(BNSF)를 약 440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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