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 방역 전문가들이 인구 대이동이 이뤄지는 춘제(春節·설) 연휴(21∼27일) 기간에 농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으나, 그런 조짐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현지 매체 구파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춘제 연휴 난징 남역에서 열차 기다리는 승객들 [펑파이신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매체는 "춘제 연휴 기간 하이난, 윈난, 안후이, 구이저우, 장시, 광시, 허난 등 7개 성의 농촌 지역 코로나19 실태를 취재한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사람들은 대부분 회복됐고, 신규 감염 사례는 많지 않았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어 "진료소마다 발열 환자로 북적거리던 모습이 사라졌고, 마을의 오랜 전통에 따라 온마을 주민이 모여 춘제 전날 저녁을 함께 먹기도 했다"며 "수년 만에 외지에서 귀향한 사람들로 모처럼 떠들썩한 춘제 풍경이 연출됐다"고 전했다.

인구 1만여 명인 하이난성 둥팡시 바쒀촌의 경우 발열 환자가 눈에 띄게 줄어 코로나19 정점이 지나간 것으로 보였다.

주민들은 "지난달 말에는 마을의 3개 진료소 모두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뤄 오전 8시에도 대기 행렬이 200ｍ가량 됐으나 지난 10일 이후 확연히 줄었다"며 "지금은 진료소마다 하루 한두 명의 환자만 링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진료소 관계자는 "이달 초까지 2천여 명의 발열 환자가 발생했고, 10여 명이 사망했으며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요청하는 주민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거의 없다"며 "감염됐던 사람들도 건강을 회복해 마을이 활기를 되찾았다"고 설명했다.

윈난성 솽장현 멍쿠전은 지난 25일 진료소를 방문한 환자가 62명이었으며, 이들 중 감염자는 한 명도 없었다.

작년 11월 PCR 검사받는 베이징 시민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마을 위생원의 다오위쥔 원장은 "춘제를 맞아 귀향객이 늘었지만, 신규 감염 사례는 거의 없다"며 "지금까지 65세 이상 노인 200여 명이 감염돼 기저질환이 있던 일부가 사망했으나 나머지 환자는 대부분 회복됐다. 지난달 말 정점을 지난 것 같다"고 밝혔다.

쿤밍대에서 한의학을 전공하다 춘제를 맞아 고향인 멍쿠전에 왔다는 신 모씨는"주민들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하지만, 과도한 공포심은 사라졌고 예년 춘제 때보다 더 활기 있고 활발하게 다닌다"고 말했다.

안후이성 쑤저우시 마티커우촌은 지난달 말 방역 완화 이후 하루 1천200명가량의 발열 환자가 마을 진료소에서 치료받았으나, 최근에는 하루 100명으로 줄었고 이 중 40∼50명만 링거를 맞고 있다.

이 마을 의사 마중우는 "링거를 맞는 사람들은 이미 감염된 뒤 완전히 회복하지 않은 환자들"이라며 "우려했던 춘제 귀향객들에 의한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구이저우 비제시 가오류촌은 최근 한 달 새 7명의 노인이 사망했는데 장례식에 참석했던 대부분 주민이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곧 호전된 뒤 신규 감염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의료 자원이 부족한 농촌 지역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진료소마다 해열제와 산소 호흡기를 확보했고, 중증 환자가 발생하면 큰 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하는 대응 체계를 갖췄으며 노인들에게 마스크와 해열제, 신속 항원검사 키트, 체온계 등으로 구성된 방역 키트를 배포하고 있다.

춘제 연휴 충칭의 야경 관람 인파 [화룡망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작년 말 방역 완화 이후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가 급증했으며,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주요 도시는 이달 들어 정점을 찍고 진정세로 돌아섰다.

중국의 방역 전문가들은 엄격한 방역 통제로 지난 3년간 고향에 가지 못했던 사람들의 귀향이 급증하는 춘제를 계기로 코로나19가 도시에서 농촌으로 확산하면서 새로운 코로나19 파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한 바 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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