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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실명계좌 내주세요"···거래소 구애에도 은행권 '미온적'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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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계좌 발급에 사활 거는 중소 거래소들

은행권, 거래소 리스크·당국의 감독 강화 부담

인터넷은행 관심 갖지만···AML 충족 '미지수'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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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를 발급받기 위해 중소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은행권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거래소와 계좌를 트게 되면 더욱 까다로운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거래소와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적극적으로 기회를 노리고 있지만 계좌 발급에 가장 중요한 자금세탁방지(AML) 능력에 대한 당국의 의구심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원화 계좌를 확보하지 못한 중소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실명계좌를 확보하기 위한 준비에 분주하다. 이들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개발자는 물론 회계·법무 등 전문 조직·인력 구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정금융정보법 도입 이후 거래소들이 국내에서 원화마켓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은행 실명계좌를 확보해야 한다.

현재 원화 거래가 가능한 곳은 △업비트(케이뱅크) △빗썸(NH농협은행) △코인원(카카오뱅크) △코빗(신한은행) △고팍스(전북은행)가 유일하다.

앞서 중소 거래소들은 2021년 하반기부터 본격화하기 시작한 글로벌 긴축 기조 때문에 어려운 시기를 보내야 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가상자산 시장의 겨울을 뜻하는 '크립토 윈터'를 벗어나 시장이 다시 한번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다. 향후 상승장이 예상되는 만큼 거래소들은 실명계좌를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중소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비(非)원화 거래소들은 실명계좌 확보를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면서 "한때 존폐 위기를 걱정하기도 했으나 이제는 시장 상황이 나아질 것에 대비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거래소들 기대와 달리 은행권 반응은 시큰둥하다. 지난해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거래소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더욱 보수적으로 변한 영향도 있다. 더욱이 실명계좌가 연결되면 거래소와 함께 은행 역시 관리에 대한 책임이 부여되고 이에 따른 리스크와 당국의 관리·감독에 따른 부담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실제 금융당국에선 AML 능력이 충실한지를 두고 가상자산 업계 전반을 조사하고 있는데 이때 연결된 은행들의 AML 능력을 더욱 까다롭게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터넷은행들은 시중은행보다는 열린 마음으로 거래소들과 제휴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거래소와 제휴하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1500만명에 달하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보유한 카뱅과 제휴한 코인원은 아직 뚜렷한 반등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당국에서 바라보는 인터넷은행의 AML 능력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남아 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들의 AML 능력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며 "오는 3월 NH농협은행과 계약이 마무리되는 빗썸 역시 인터넷은행으로 '환승'을 검토하고 있지만 결국 농협은행으로 돌아갈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아주경제=박성준 기자 psj@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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