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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北 "북-러 무기거래? 낭설…미, 우크라 무기제공 정당화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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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김여정 담화 이틀만에 외무성 美 우크라 지원 비판
"우크라전 한반도 정세와 밀접하다는 판단 작용한 듯"
뉴시스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조선중앙TV가 1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3.01.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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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북한 외무성은 29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전차를 지원하기 위한 명분쌓기용으로 북-러 무기 거래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주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담화를 내놓은 지 이틀만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 한반도 정세에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북한 외무성 권정근 미국담당 국장은 이날 담화에서 "미국은 이번에 또다시 무근거한 '조로(북러) 무기거래설'을 꺼내 들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저들의 무기 제공을 정당화해보려고 어리석게 시도했다"며 "있지도 않은 일까지 꾸며내여 우리의 영상(이미지)을 폄훼하려드는 것은 더더욱 용납할 수 없으며 반드시 반응하지 않을 수 없는 엄중한 중대도발"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을 상대로 자작 낭설을 계속 퍼뜨리며 집적거리다가는 정말로 재미없는 결과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국장은 또 김여정 부부장이 이틀 전 담화에서 미국의 우크라이나 탱크 지원을 강력히 규탄한 것을 재차 거론했다.

그는 "미국의 지원 결정은 그 누구의 도발에 대비하여 확장 억제력을 제공한다는 간판 밑에 한반도에 핵타격 수단들을 빈번히 끌어들이고 있는 비논리적이고 기형적이며 강도적인 미국식 사고의 연장으로서 황당하고 어이없는 궤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러시아의 정당한 안전 이익을 침해하며 나토의 동진을 계단식으로 추진하지 않았더라면 오늘과 같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 27일 심야 담화를 통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상공격용전투장비들을밀어 넣음으로써 전쟁상황을 계단식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차지원 계획을 강력 규탄했다.

아울러 "우리는 국가의 존엄과 명예,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싸움에 나선 로씨야 군대와 인민과 언제나 한 전호(참호)에 서 있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와 전쟁하는 러시아를 두둔했다.

김 부부장은 다만 담화에서 최근 미국이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돕고 있는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인 바그너 그룹에 무기를 공급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아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을 사실상 인정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 외무성 담화와 관련 "김여정 담화에서 북러 무기거래에 대한 '무언급'이 인정이라는 여론 흐름을 차단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어 "있지도 않는 북러 무기거래설을 자국에 대한 중대도발로 규정하고 이에 대해 규탄하는 대미 메시지가 핵심"이라며 "미국이 계속 북한에 대한 이미지를 훼손할 경우 직접 맞대응하겠다는 의지의 표출"이라고 부연했다.

북한이 연달아 우크라이나전 관련 담화를 발표한 것은 그만큼 전쟁 양상을 엄중하고 민감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특히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구도가 '미국·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대 러시아'로 전환되고 있다고 인식해 전략적 고민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대미·대남을 총괄하는 역할의 김여정 부부장이 우크라이나-러시아 문제를 직접 거론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북한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양상의 변화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것이 북한의 대외정책, 대미·대남정책 등 한반도 정세와 밀접하게 관련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의 러시아에 대한 압박과 힘 빼기가 성공하고 러시아의 핵보유에도 불구하고 재래식 전쟁에 의해 전세가 결정되는 상황이 된다면 북한의 핵전략에 대한 생각에도 변화가 필요해진다"며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은 북한에게는 한반도 전쟁 상황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전장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홍 실장은 북한이 미국의 탱크 지원을 직접 거론한 것에 대해서는 "북한의 군사 지원 정당성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이라며 "향후 대러 군사지원을 우크라-러시아 전황에 따라 공식화하거나 공식화하지 않더라도 노골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가시적으로 진전되고 있는 (북러) 군사협력 실체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눈길을 끈다"며 "결국 무기 판매 정당성을 강조하고 앞으로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의도를 밝힌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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