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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익 97% 추락… 모바일·가전도 부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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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2021.8.1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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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와 스마트폰 판매 둔화로 지난해 4분기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분의 1 토막 수준에 그쳤다. 특히 반도체(DS)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무려 97% 급감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 70조4600억원, 영업이익 4조36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7.97% 줄었고, 영업이익은 68.95%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6조9200억원)를 크게 밑돌았다. 전분기와 비교해도 60.37%나 감소한 수치로, 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4년 3분기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다만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은 301조77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삼성전자의 연 매출이 300조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반도체 업황이 악화하기 전인 작년 상반기 코로나19 특수로 역대 실적을 올린 영향이다. 연간 영업이익은 43조3800억원으로 전년보다 15.99% 줄었다.

이번 실적은 삼성전자가 이달 6일 발표한 잠정 실적(매출 70조원, 영업이익 4조3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실적 버팀목인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 부진했고, 글로벌 경기 위축 여파로 스마트폰과 세트(완성품) 수요가 예상보다 더 위축된 영향이 컸다.

◇반도체 부문 실적 곤두박질…메모리 사업 일부 적자전환 추정

부문별로 보면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은 지난 4분기 매출 20조700억원, 영업이익 2700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97% 급감했다. 당초 증권가에서 전망한 전망치는 5000억~9000억원 수준이었으나, 예상치를 한참 하회했다.

특히 메모리사업부는 재고자산 평가 손실의 영향 가운데 고객사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 실적이 대폭 감소했다. 일부 증권사는 메모리사업부가 사실상 적자 전환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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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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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LSI는 업계 재고 조정에 따른 주요 제품 판매 부진으로 실적이 하락했다. 다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분기 및 연간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사업부는 주요 고객사용 판매를 늘렸고 첨단 공정 중심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고객처를 다변화해 전년 대비 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사업·가전 사업마저 약세…연간 투자는 53조원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매출 9조3100원억원, 영업이익 1조820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형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수요 감소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지만 플래그십 제품 중심 판매로 견고한 실적을 달성했다. 대형은 연말 성수기 TV용 퀀텀닷(Q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판매가 확대되고 액정표시장치(LCD) 재고 소진으로 적자폭이 완화됐다.

완제품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부문은 4분기 매출 42조7100억원, 영업이익 1조6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제품을 맡고 있는 MX(모바일경험)사업부는 스마트폰 판매 둔화와 중저가 시장 수요 약세로 매출과 이익이 모두 하락했다.

TV 사업을 맡는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는 연말 성수기 수요 증가 영향과 네오(Neo) QLED TV, 초대형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 판매로 매출과 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반면 생활가전은 시장 악화와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하락했다.

네트워크사업부는 국내 5G망 증설과 북미 등 해외 사업 확대로 매출이 증가했다.

미래 먹거리인 자동차 전장 사업을 맡고 있는 하만은 2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 시설투자 올해 총 53조원… EUV·생산능력 확충에 집중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시설 투자에 20조2000억원을 썼다. 사업별로는 반도체 18조8000억원, 삼성디스플레이 4000억원이다. 연간 기준으로는 전체 53조1000억원을 투자한 가운데 반도체 사업에 47조9000억원, 디스플레이에 2조5000억원을 투입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의 경우 평택 3, 4기 인프라와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첨단 기술 적용 확대, 차세대 연구 개발 인프라 확보를 위한 투자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며 “파운드리는 평택 첨단 공정 생산 능력 확대와 미래 수요 대응을 위한 3나노 초기 생산 능력과 미국 테일러 공장 인프라 구축에 투자를 집중했다”고 밝혔다. 또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중소형 플렉시블(휘어지는) 패널 생산 능력 확대와 인프라 투자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 올 1분기에도 수요 부진 지속… 파운드리 실적 하락 예상

삼성전자는 올 1분기에도 글로벌 IT 수요 부진과 반도체 시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메모리 사업은 신규 중앙처리장치(CPU) 출시에 대비해 서버·PC용 DDR5 수요 대응을 위한 준비를 확대하는 한편, LPDDR5x 등 모바일 고용량 제품 수요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4분기 최대 실적을 낸 파운드리 사업은 글로벌 경기 성장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와 주요 팹리스 업체들의 재고 조정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삼성전자는 예상했다.

갤럭시S23 등 플래그십 판매를 확대하고 프리미엄 태블릿과 웨어러블 제품도 판매를 늘려갈 방침이다. 생활 가전은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 등 신제품을 출시해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강화하고, 수익성 확보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는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겠으나, 단기적 시황 약세가 이어지가다 하반기에는 수요가 회복되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반도체 부문은 첨단 공정과 제품 비중을 확대하면서 미래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 등을 통해 시장과 기술 리더십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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