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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아무 의미 없다” 불출마 택한 유승민…金·安은 격한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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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TV 토론에 나선 유승민 전 의원의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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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의원이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유 전 의원은 31일 페이스북에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충분히 생각했고,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결론”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내하면서 때를 기다리겠다”며 “오직 민심만 보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 가겠다. 폭정을 막고 민주 공화정을 지키는 소명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후보 등록(2월 2~3일)을 사흘 앞두고 불출마를 선언한 것에 대해 유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친윤계의 집단 린치로 나경원 전 의원이 무릎꿇는 걸 보면서, 이번 전당대회의 답은 정해져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전당대회 룰이 ‘당원투표 100%’로 바뀌면서 유 전 의원은 승산은 확 줄어든 상태였다. 또한 신원식 의원이 공개 결별 선언을 하는 등 ‘유승민계’ 현역 의원의 이탈이 이어지며 당내 기반도 위축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역 유승민계가 지지를 거둔데다, 한 자릿수 지지율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출마해봐야 손해란 결론이 선 것”이라며 “지나치게 오래 장고를 하다가 실기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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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부산 출향인사 초청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박형준 부산시장의 인사말을 경청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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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전 의원의 불출마는 양강 후보인 김기현·안철수 의원의 경쟁 구도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 관계자는 “유 전 의원 지지자 입장에선 친윤계 주류가 미는 김 의원보단 안 의원이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안 의원이 비윤 표심을 흡수하게 되면 김 의원에게는 불리해지는 구조”라고 말했다.

실제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을 제외한 여론조사에서 안 의원은 선전하고 있다. 지난 27~28일 아시아투데이·알앤써치 조사에서 안 의원은 39.8%를 얻어 36.5%의 김 의원을 제쳤다. 오차범위 내의 접전이었지만 안 의원이 다자구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한 것은 이 조사가 처음이다.

다만 친윤계 초선 의원은 “대표 경선은 당원투표 100%여서 온전히 조직 선거로 치러질 것”이라며 “세(勢)를 장악한 김 의원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와중에 김기현-안철수 양 진영의 충돌이 가열되고 있다. 이날은 가수 남진씨, 배구선수 김연경씨와 김기현 의원이 찍은 사진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졌다. 김 의원이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당대표 선거에 나선 저를 응원하겠다며 귀한 시간을 내줬다”며 세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걸 두고 이날 남씨는 한 언론에 “김기현 의원은 아예 모르는 사람”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러자 안 의원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난 것”이라며 “총선 기간에 이런 일이 한 번이라도 발생하면 그 선거는 완전히 망한다”고 날을 세웠다. 김 의원은 취재진에게 “지인의 초청을 받아서 그 자리에 갔고 남진·김연경 두 분이 있었고 꽃다발을 줘서 받고 그 자리에서 사진을 찍었던 게 전부”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하기 전 안 의원이 국민의당에게 사비로 빌려준 8억원의 이자 2500만원을 합당 뒤 채무관계를 승계한 국민의힘에 청구했다는 보도를 놓고서도 양측은 신경전을 벌였다. 김 의원 측은 “통합 당시부터 안 의원이 국민의당에서 당직자 급여나 당 운영비로 지출했던 ‘셀프 대출액’을 오래도록 안 갚다가 국민의힘에 떠넘겼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고 공격했다. 이에 안 의원 측은 “정치인이 정당에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지 않으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처벌대상이 될 수 있다”며 “1500억 원의 재산을 기부한 안 의원이 돈에 연연하는 것처럼 묘사한 보도에 유감을 표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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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헌정포럼 초청강연에 참석해 '이겨 본 리더가 이기는 방법을 안다'를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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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31일 서울 강북구 강북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강북구(갑, 을) 당협 신년 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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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예비경선(컷오프)을 통해 본경선에 진출할 대표 후보 인원을 4명으로 확정했다. 함인경 선거관리위원은 “후보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컷오프) 5인은 많다고 생각했고 과거 전례에 따라 4인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현재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사람은 김기현·안철수·윤상현·조경태 의원과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회장 출신의 강신업 변호사 등 6명이다. 김·안 의원의 본선 진출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윤상현·조경태 의원과 황교안 전 대표, 강신업 변호사가 나머지 두 자리를 놓고 경합할 전망이다.

또한 선관위는 컷오프를 통해 최고위원 후보는 8명, 청년 최고위원(45세 미만) 후보는 4명으로 추리기로 했다. 예비 경선은 8~9일 이틀간 책임당원 6000명을 상대로 여론조사 방식으로 실시되고, 결과는 10일 발표된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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