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2055년 기금 소진 전망
전문가들 "특정 세대 희생 없을 것"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5%까지 올리기 위한 연금개혁 초안이 검토되고 있다. 지난 1월30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상담실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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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최의종 기자] 30여년 뒤면 국민연금이 고갈될 수 있다는 예측에 MZ세대(1980~2010년생)의 절망이 커지고 있다. 자신들은 내기만 하고 정작 받지는 못한다는 불신이 팽배하다. 보험료율(소득 대비 납부 보험료 비율) 인상에 공감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2일 보건복지부 5차 국민연금 재정추계 시산결과에 따르면 현행 보험료율(월 소득 대비 9%)과 급여의 소득대체율(2028년까지 40%)이 유지되면 국민연금기금이 2041년 적자로 전환되고 2055년 기금은 완전히 소진된다. 지난 2018년 4차 추계와 비교해 소진 시점이 2년 빨라졌다.
지난해 11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코로나19 이후 재정 여력 확충을 위한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국민연금이 2036년부터 적자로 전환하고 2054년에 완전히 고갈된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 2020년 소진 시점을 2055년으로 예상했다.
국민연금 개혁 방안을 논의하는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 소속 민간자문위원회는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등 여러 개혁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아직 합의된 내용은 없다. 복지부는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수립해 오는 10월까지 대통령 승인을 거쳐 국회에 낸다.
MZ세대는 최근 월급은 제자리걸음인데 물가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는 상황이라며 국민연금에 불만을 나타낸다. 이들은 수급 나이를 늦추는 방안부터 개인연금 의견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내고 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에서 만난 공무원 수험생 이모(30) 씨는 "취업도 어렵고 물가도 비싼데 연금 고갈 같은 소식을 들으면 가슴이 막힌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라고 하는데 연금을 받는 나이를 미뤄 최대한 돈을 받게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병목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장이 지난 1월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제5차 국민연금 재정추계 시산결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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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연금 의견도 있었다. 마포구 한 회사에서 근무하는 박모(27) 씨는 "낸 돈으로 어르신들이 타가고 나만 못 받으면 억울하다"라며 "무엇이 좋은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지금이라도 보험처럼 개인연금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금개혁 필요성은 대부분 공감했다. 직장인 공모(28) 씨는 "늦은 감이 있지만 보험료율을 인상하거나 소득대체율(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 비율)을 낮추는 방안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모(27) 씨는 "보험료율을 어쩔 수 없이 올려야 한다면 따를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정보 공유가 제대로 되지않아 MZ세대의 불신이 커진다고 본다. 국민연금은 특정 세대의 일방적 희생으로 운영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다. 그러면서 제도의 중요성을 감안해 개선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교 교수는 "기금이 고갈된다고 지급 문제로 곧바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며 "폐지 등 불신 의견이 많은데, 그렇다고 없애면 결국 노후를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고 나중에는 세금을 통해 국가가 책임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통폐합은 해도 국민연금을 없애는 나라는 없다"며 "보험료를 올리려는 이유도 MZ세대의 일방적 희생으로 운영되지 않기 위한 것으로, 이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봤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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