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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푸틴, 우크라에 '스탈린그라드 전투' 소환...처참한 소모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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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차 대전 당시 '스탈린그라드 전투'를 소환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승리를 다짐했다.

푸틴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볼고그라드(옛 스탈린그라드)에서 열린 전승 80주년 기념식에서 괴거 나치 독일 동맹국의 공격을 격퇴했듯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승리를 쟁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독일이 미국 등과 함께 주력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키로 한 것을 거론하며 "독일제 레오파드 전차가 우리를 다시 위협하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불행하게도 나치즘이 현대화해 우리에게 직접적인 위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다시 한번 서방 집단의 침략을 격퇴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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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 볼고르라드에서 거행된 스탈린그라드 전투 전승 80주년 행사에서 헌화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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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리는 탱크를 그들의 국경에 보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우리는 이에 대응할 수단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것은 단순히 기갑 부대에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다. 모두들 이를 알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이 스탈린그라드 전투에 빗대 우크라이나 전쟁 승리를 강조했다는 점은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이나, 2차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침략을 모두 러시아를 무너뜨리기 위한 행위로 간주하고,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승리를 쟁취하겠다는 결기를 드러낸 셈이다.

푸틴 대통령은 실제로 이날 연설에서 "세대를 거쳐온 가치, 전통의 유산 등이 모두 러시아를 (서방과) 다르게 만들었고 강하게 하고 우리의 자신과 정당성과 승리에 대해 확신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80년 전처럼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략을 '도덕적인 전쟁'으로 규정하며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2차 대전 당시 소련군은 스탈린그라드를 점령하려던 독일의 대대적인 공세에 맞서 199일간의 치열한 전투끝에 1943년 2월 2일 승리를 거뒀다. 이는 2차대전에서 독일의 패망을 촉발한 가장 중요한 전투로 평가된다.

하지만 스탈린그라드 전투는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크고, 인명 피해도 컸던 단일 전투로 기록된다. 사상자가 200만명으로 추정되고, 이중에서 소련측의 인명피해는 무려 113만~150만명에 이른 것으로 여겨진다.

당시 소련을 이끌었던 이오시프 스탈린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스탈린그라드를 사수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대규모 병력과 민간인의 희생을 감수했다.

우크라아나 전쟁도 최근 이와 유사한 양상을 띠고 있다. 한때 수세에 몰렸던 러시아는 부분 동원령으로 30만명을 예비 전력으로 확보한 뒤 우크라이나 동부전선에 대규모 병력을 투입하고 있다. 상당수는 제대로 훈련받지 못한 병사들이고, 일부 죄수들까지 끌어모아 전선에 몰아 넣고 있다.

이로인해 동부의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에선 연일 엄청난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점차 동부전선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함께 러시아는 연일 계속되는 공습으로 우크라이나의 기간 산업과 군수 거점을 파괴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를 발판삼아 머지않아 춘계 대공세에 나서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겠다는 복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의 대규모 보복 작전이 이미 시작됐다"면서 서방에 탱크는 물론 전투기 지원을 호소한 것도 이와 무관치않다.

푸틴의 다짐대로라면 우크라이나에서 처참했던 제2의 스탈린그라드 전투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kckim10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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