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인구감소, 수도권보다 5년 빨리 시작
수도권 경기·인천은 여전히 인구 증가 中
정부 지정 89개 인구감소지역 중 85곳 비수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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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대한민국 사람 절반이 모여 사는 수도권의 인구벽은 여전히 높았다. 사망자 수가 신생아 수를 넘어서며 인구 감소 공포가 커지고 있지만 그래도 수도권은 견고했다. 일자리와 교육을 이유로 서울과 인천, 경기도로 향하는 젊은이들이 여전히 많은 까닭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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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수도권 외 지방은 인구의 양과 질 모두 위기다.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정도로 인구가 빠르게 감소하고, 그나마 남은 인구도 70·80대 노년층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일자리가 많다는 지방 공업도시, 대도시도 인구 감소의 늪에 빠지긴 마찬가지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인구는 5144만명으로, 1992년보다 약 694만명이 증가했다. 하지만 2019년 5185만명을 정점으로 3년간 약 41만명이 줄었다. 절대 인구 숫자 감소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감소 속도도 가파르다. 2020년에는 5183만명으로 전년보다 2만명이, 2021년에는 5164만명으로 2020년보다 19만명이 감소했다.
하지만 인구 감소 추이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다르다. 서울과 인천,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 인구는 2020년 2604만명까지 늘다가 2021년과 지난해, 두 해 연속 감소했다. 두 해 동안 감소한 수도권 인구는 5만1000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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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가 감소하면서 서울에서도 빈집이 늘고 있다. [헤럴드경제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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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간 인구 이동만 보면 수도권 쏠림 현상은 더 뚜렷하다. 지난해 경기도 전입인구는 165만여명으로, 160만여명의 전출인구보다 5만명가량 많았다. 인천 역시 전입 40만여명, 전출 37만여명으로 3만명 정도가 추가로 들어왔다. 비싼 집값과 높은 인구밀도 등을 이유로 33년 연속 빠져나가는 인구가 들어오는 인구보다 많은 서울을 포함해도 수도권 전체로는 인구 순유입 규모가 지난해만 약 4만명에 달했다.
반면 지방의 감소세는 훨씬 일찍 시작됐고 또 기울기도 가파르다. 비수도권의 인구는 2016년 2611만명을 정점으로 2017년부터 절대 숫자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수도권보다 5년 먼저 감소가 시작된 것이다. 지난 7년간 비수도권에서 줄어든 인구는 65만명이 넘는다. 전체적인 인구 감소세 속에서도 비수도권 지방의 타격이 더 큼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2021년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에 따라 지정한 89개 인구 감소지역에서도 이런 경향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인구증감률, 고령화 및 유소년 비율, 조출생률, 청년순이동률 등 8개 지표를 근간으로 지정한 감소지역 89개 시군구 중 수도권은 인천 강화군, 옹진군, 경기도 가평군과 연천군 4곳에 불과했다.
행안부는 최근 업무보고에서 ‘인구감소지역대응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이 지역들에 대한 교부세 지원을 1조원에서 2조원으로 늘리며 연 1조원 규모의 지방소멸대응기금과 타 사업 간 연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새로 태어난 아기보다 사망자가 더 많아지면서 생긴 인구 감소세는 전체적인 인구 고령화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927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8%를 차지했다. 특히 전남(25.2%), 경북(23.8%), 전북(23.2%), 강원(22.8%), 부산(21.5%), 충남(20.6%) 등 6곳은 초고령 사회다.
반면 서울과 인천, 경기도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각각 17.6%와 15.6%, 14.7%로, 전국 평균보다도 낮았다. 인구 감소도, 고령화도 비수도권 지방에서 먼저 시작되고 타격도 더 크다는 의미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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