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악재'라더니···LG엔솔 우리사주 버티기 나선 이유는 [코주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투자자들의 이목은 코스피 시가총액 2위 기업이자 2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에 쏠렸습니다. 우리사주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이슈 때문입니다.직원들이 보유한 우리사주 주식(732만4939주, 4조 원 규모)에 대한 보호예수 기간이 주말인 28일 끝나면서 이날부터 주식을 매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전체 주식의 3.39%, 유통량의 23.1%에 이르는 물량입니다. 지난해 7월 보호예수 기간이 풀린 기관투자가들의 6개월 확약 공모물량 966만주(당시 주가로 계산하면 약 4조 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입니다. 일각에서는 주가가 공모가(30만 원) 대비 크게 올라 직원들이 대규모 매도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기우였습니다. 투매는 없었고, 주가는 올랐습니다. 오버행 이슈가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이유와 LG엔솔의 주가 전망 코주부에서 짚어드리겠습니다.

악재인 줄 알았는데 아직은 아님
LG엔솔은 지난해 초 상장 과정에서 직원 9564명에게 1주당 30만 원씩 총 815만4518주를 배정했습니다. 공모가 기준 총 2조4464억 원어치입니다. 우리사주 1인당 평균 투자액은 2억5560만 원입니다. 주당 30만 원에 샀으니 보호예수 해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종가(50만6000원) 기준으로 69% 오른 셈입니다. 1인당 평균 1억4000만 원 가까운 수익을 본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때문에 차익실현에 나서는 물량이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4조 원에 달하는 주식이 언제든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있게 되면서 시장엔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한 차례 경험이 있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4월 기관투자가의 의무보유 확약 물량 187만 주가 풀리면서 LG엔솔 주가는 공모가에 근접한 수준까지 내려갔습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개인 순매도 금액은 486억5500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보호예수가 풀리기 전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우리사주 매도와 관련한 설문조사가 있었는데, 이 조사가 어느 정도 적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총 577명의 직원들이 참여했는데 ‘무조건 버틴다’, ‘3월까지 간다’고 답한 비율이 80%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바로 판다’고 답한 비율은 17.8%) 우리사주 물량이 시장에 어느 정도 나왔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30일 개인 순매도 금액과 직원들 평균 보유 금액을 비교해 보면 판다고 답한 이들 중 일부만 매도를 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왜?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고 판단한 겁니다. 외국인과 기관들 역시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보호예수 조치가 풀리는 30일 이들은 추가 매수에 나섰습니다. 결과적으로 LG엔솔 주가는 30일 0.79% 올랐습니다.



실적 기대감, 오버행 우려 지웠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LG엔솔 주가는 오버행 이슈가 불거졌던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3거래일 연속 상승했습니다. 직원들은 매도를 자제하고 외국인과 기관은 매수 버튼을 누른 덕분입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사들인 이유는 실적 기대감 때문입니다. 실제 LG엔솔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전기차 시장의 가파른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관련 기사).

지난해 4분기 영업실적은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지만 이는 임직원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4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LG엔솔은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주가 상승의 원동력인 실적은 올해 더 좋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엔솔의 올해 실적 추정치는 매출 35조2939억 원, 영업이익 2조2089억 원입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올 2분기부터 전기차 신차 출시가 이어지며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입니다.

특히 오는 3월 예정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지침 발표로 LG엔솔의 실적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세부지침에 세액공제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미국 내 배터리 공장을 가동 중인 LG엔솔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테슬라발 전기차 수요 둔화는 우려 요인으로 꼽힙니다. 다만 테슬라 판매 둔화는 저가 전기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중국 시장 내에서 가격 저항이 발생했기 때문이고, 중국 판매 물량의 비중(중국 27%, 유럽 73%)이 낮아 중국 수요 둔화 영향이 생각 만큼 크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LG엔솔 더 오른다는데···투자전략은?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다수 증권사들은 LG엔솔 주가 추가 상승에 베팅하고 있습니다. 실제 국내 증권사가 LG엔솔에 대한 투자의견을 최근 조정했는데, 모두 매수를 선택했습니다. 평균 목표주가도 64만원으로 지금보다 20% 이상 높습니다. LG엔솔 보유자라면? 조금 더 갖고 가는 전략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신규 매수를 생각하신다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이기 때문입니다. 공급 물량 감소 우려+환율 하락까지 겹쳐 매출액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IRA 세부지침이 나오는 3월 이후 투자해도 늦지 않습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미국 IRA 세부지침 확정과 함께 본격적인 신차 출시 및 프로모션이 예상된다”며 “주요 고객사(테슬라·폭스바겐·GM 등)의 사전 주문량 등을 통해 수요가 건재한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금 당장은 존버를 외치고 있지만, 우리사주 물량 언제든 시장에 나올 수 있습니다. 포트폴리오에 LG엔솔 추가하고싶더라도 ‘묻고 더블’식의 투자는 아니되옵니다.

코주부 뉴스레터 구독하기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기사는 서울경제의 재테크 뉴스레터 ‘코주부’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코인, 주식, 부동산까지 요즘 가장 핫한 재테크 소식을 알기 쉽게 풀어드리는 코주부 레터. 아래 링크에서 구독신청하시면 이메일로 매주 월, 목요일 아침 8시에 보내드립니다.(무료!)

구독 링크와 아카이브 →https://url.kr/kojubu



박성규 기자 exculpate2@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