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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대구 새마을금고 7곳 1300억 대출 부실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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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역 오피스텔 완공 지연에 따른 대출 1300억원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도금대출 만기도 이달까지만 연장하고 중단할 예정이어서 피분양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문제는 2019년 4월 입주 예정이던 대구 다인로얄팰리스 동성로 오피스텔의 완공이 4년째 지연되면서 시작됐다. 피분양자들은 2016년부터 받은 중도금대출을 억지로 상환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이에 따라 대주단(대출 취급 기관)인 대구 지역 새마을금고 7곳이 내준 중도금대출 약 1300억원에 대한 손실 위험이 커졌다.

실제로 5일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따르면 다인로얄팰리스 대주단은 중도금대출 만기를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당초 2019년 10월 만기였던 중도금대출은 계속 연장돼 이달 말 만기를 앞두고 있다.

2019년 초에 공사 중단이 공식화된 이후 초반엔 아무 조건 없이 연장 조치를 취했던 대주단은 수년 동안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이미 피분양자들에게 이자 납부를 요구해왔다. 유동성 리스크가 커지자 이제는 원금까지 회수하려는 것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최근 대주단 금고 7곳에 해당 중도금대출을 '회수의문'으로 처리하라고 요구한 것도 만기 연장 종료에 영향을 줬다. 회수의문 여신은 3개월 이상~12개월 미만으로 연체된 여신으로, 손실로 추정한다는 의미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감독기관으로서 모니터링을 지속해온 결과 회수 가능성이 낮아 보수적으로 판단해 중도금대출 잔액의 55% 수준으로 충당금을 쌓으라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입주는커녕 공사 완공도 요원한 상황에 피분양자들이 대출을 상환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각 금고의 손실 위험도 커졌다는 얘기다. 피분양자 이 모씨는 약 1억4900만원을 대출받았는데, 반기마다 300만원이 넘는 이자를 지난해부터 납부하고 있다. 이씨는 "일부 새마을금고는 계약자들 집에 압류를 걸기도 했고 이미 신용불량자가 된 분도 많다"며 "이자를 내면서 연장해왔는데 아무것도 받은 것 없이 이제는 원금까지 내라고 하니 막막하다"고 말했다.

대주단 금고들도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수년간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충당금을 충분히 쌓지 않은 데다가 대출을 내줄 때도 정확한 공정률 검증을 거치지 않은 정황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2019년 초 감리단이 시행사에 발급한 공정확인서에는 공정률이 83.6%로 제시돼 있지만, 이듬해인 2020년 8월 시행사가 공사 재개 계획 현황을 발표할 때는 공정률이 71%였다. 지금까지도 오피스텔 내부 마감은 마무리되지 않았다.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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