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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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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영토 들어오면 똑같이 격추”...‘정찰 풍선’ 사태에 남중국해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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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주요 분쟁 남아…긴장 촉발 시간문제”

中 관영 매체 “美 민간기 스파이 오인 격추될 수도”

필리핀 군기지 확보 美 함대 남중국해 진입 잦아질듯

매카시 하원의장 대만 방문 시 군사 충돌 불 보듯

헤럴드경제

지난해 7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앞두고 대만 연례 해군 훈련에서 프리깃함이 대공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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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중국의 정찰 풍선을 미국이 격추하면서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대만과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우발적인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 보다 높은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정찰 풍선 사태 이후 미중 관계에 대해 “양국 모두 핵심 이익에 대해 꿈쩍도 하지 않고 있고 모든 주요 분쟁이 남아 있다”면서 “날카로운 긴장이 다시 시작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지적했다.

드류 톰슨 싱가포르 리콴유공공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번 사건은 양국의 관계가 바닥을 찾지 못 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우려했다. 특히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방중이 연기 되면서 큰 돌파구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다소 진정된 양국 관계의 현상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약화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군사적 긴장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중국 측에서 먼저 나왔다. 중국 외교부는 6일 “셰펑 외교부 부부장이 중국 정부를 대표해 주중 미국대사관 책임자에게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엄정 교섭 제기’란 대사 초치 등 외교 경로를 통한 공식 항의를 의미한다. 따라서 셰 부부장이 주중 미국 대사 또는 공사 등 고위 간부를 불러 항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셰 부부장은 미국 측에 “중국 정부는 사태의 전개를 현재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중국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결연히 수호하고, 중국의 이익과 존엄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며 “추가적으로 필요한 대응을 할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가 친강 신임 외교부장이 아닌 차관급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는 중국 역시 과도하게 공격적인 대응은 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미 긴장의 끈이 팽팽한 양국 관계에서 이번 사태가 남중국해나 대만을 둘러싼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중국 정부의 대외 정책을 대변하는 것으로 알려진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뤼샹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의 입을 빌어 “민간 또는 군사 목적으로 등장하는 미국 항공기가 중국 항공기보다 중국 전역에서 훨씬 더 자주 운항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면서 “미국이 민간 항공기와 군용기를 구별하지 않은 것은 미중 관계에 있어 매우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중국의 문턱인 남중국해에서 근접 정찰을 자주 수행하고 있고 때로는 민간인으로 변장을 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남중국해에서 운항하는 미국의 민간 항공기 등이 스파이 행위를 수행하는 군용기로 오인돼 격추될 수 있다는 점을 에둘러 경고한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최근 필리핀과의 협정을 체결하고 루손섬 3곳과 팔라완 섬 1곳에 군사기지를 추가로 확보해 남중국해에서의 대중 포위망을 보다 강화한 바 있다. 이곳을 기반으로 미군은 항행의 자유 작전 등 중국 해군과 공군을 견제하는 군사 훈련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12일 미국 항공모함 니미츠 호를 포함한 미 해군 7함대 항공모함타격단이 남중국해에 진입해 훈련을 진행했을 당시 중국 항모인 산둥함 전단도 인근 해역에서 대항 훈련을 했던 만큼 양국 함대나 전투기들이 해상이나 공중에서 우발적인 충돌을 벌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대만을 둘러싼 양국 정부와 정치인들의 강경한 입장이 군사적 긴장을 부를 가능성도 높다. 중국 공산당 대만공작판공실 및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의 쑹타오 주임은 베이징에서 열린 ‘2023년 대만기업 신춘 심포지엄’에 참석해 “대만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구현한 '92공식'에 공감하면 당국 간 협상도 재개될 수 있다”며 대만이 중국의 영토임을 재차 강조했다.

92공식은 1992년 11월 민간기구인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와 대만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가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중화인민공화국(중국)과 중화민국(대만)이 각자의 해석에 따른 명칭을 사용하기로 합의한 것을 말한다.

한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대만을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자 대만섬을 포위하는 대규모 실사격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당시 대만 위기는 바이든 대통령이나 시진핑 주석에 의해 촉발된 것이 아니다”며 “양 정상이 긴장의 온도를 낮추려고 노력하더라고 국내 정치에 의해 뜨거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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