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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끝모를 사망자…튀르키예·시리아, ‘일본 대지진’ 규모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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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1만7600명, 시리아 3300명

‘초기 72시간’ 넘겼지만, 필사의 구조 작업

유엔 구호품, 시리아 북부에 처음 들어가


한겨레

구조대원들이 9일(현지시각) 튀르키예 카흐라만마라슈에서 건물 잔해에 갇혀 있던 14살 소녀를 구조하고 있다. 카흐라만마라슈/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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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7.8의 강력한 지진이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 4일째로 접어들면서 사망자가 두 나라에서 2만명을 넘어섰다. 생존자 구조에 결정적인 ‘초기 72시간’(이른바 골든타임)이 지나면서, 한 명이라도 더 구해내려는 필사적인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유엔의 구호 물자를 실은 트럭이 시리아 북부 반군 통제 지역에 이날 처음 들어갔고,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과 유엔 사무차장이 직접 지진 피해 현장에 들어가기로 했다.

<에이피>(AP) 통신은 9일(현지시각) 한밤까지 튀르키예에서 1만7600명의 사망자가 확인됐고, 시리아 사망자는 3300명으로 집계돼 전체 사망자가 2만900명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24시간 만에 8천명 늘어난 것이다. 사망자가 2만명을 넘기면서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사망자(1만8500명) 규모를 넘어섰다.

첫 지진이 발생한 지난 6일 새벽 4시께부터 사흘을 훌쩍 넘기면서, 생존자 구조의 희망도 급격하게 줄고 있다. 전문가들은 초기 72시간이 지나면 건물 잔해 속에 묻혀 있는 이들이 살아서 구조될 가능성이 빠르게 준다고 지적해왔다. 이에 따라 구조대원들은 한명이라도 더 구조하기 위해 절박하게 수색 작업을 벌였다고 <에이피>가 전했다. 튀르키예의 대표적인 지진 과학자인 오브군 아흐메트는 붕괴한 건물 아래에 갇혀 있는 사람이 2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튀르키예 남중부 내륙 도시 아디야만에서는 주민들이 구조대원들에게 가족·친지가 갇혀 있는 건물 잔해를 수색해줄 것을 간청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아메트라고만 이름을 밝힌 남성은 “내 형제가 저기 있는데, 내가 어떻게 집에 가서 잠을 자겠나? 그는 아직 살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조대원들은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지역부터 수색하느라 주민들의 수색 요구를 일일이 들어주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기적적인 구조 소식도 전해졌다. 안타키아에서는 건물 잔해에 79시간 동안 갇혀 있던 2살짜리 남자 아이가 무사히 구조됐고, 아디야만에서는 6개월 된 아이가 82시간 만에 구조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이 대치하고 있어 구조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했던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 지역에 이날 처음으로 유엔의 구호 물품을 실은 트럭이 들어갔다. <로이터> 통신은 이 트럭은 튀르키예 남동부 밥알하와 국경 지대를 거쳐 시리아 북부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유엔의 시리아 특사 예이르 페데르센은 “생명을 구할 지원품이 시급하다. 가장 빨리, 가장 직접적이며 효율적인 경로를 통해 현장에 접근해야 한다. 주민들은 그야말로 모든 것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튀르키예 당국은 보안이 양호할 경우 이틀 안에 두 나라간의 다른 국경 통로도 개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이날 자신이 직접 시리아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튀르키예와 시리아 피해 지역에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차장을 파견하고 구호 기금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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