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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계속 불어나는 강진 피해…튀르키예·시리아 사망자 2만30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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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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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현지시간) 발생한 지진으로 튀르키예 건물이 무너진 모습/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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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이 발생한 지 닷새째로 접어든 가운데 사망자 수가 2만3000명을 넘어섰다.

1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터키 파레틴 코카 튀르키예 보건장관은 이번 지진으로 튀르키예에서 최소 2만21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시리아의 반군 지역에서는 2166명, 정부 통제 지역에서는 1347명이 목숨을 잃었다. 두 나라의 사망자를 합하면 2만3726명으로, 동일본 대지진 당시 사망자 수(1만8500명)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부상자는 총 8만5000명을 넘었다.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생존자 구조에 결정적인 초기 72시간, 이른바 골든타임이 이미 지났지만 아직 최대 20만명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린 것으로 추정된다. 눈과 비를 동반한 영하의 날씨 탓에 저체온증으로 사망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튀르키예 당국은 참사 현장에 11만명 이상의 인력을 투입했다. 56개국이 총 6400명의 구호대를 현지에 급파해 수색·구조 활동에 힘을 싣고 있기도 하다. 한국의 긴급구호대는 현장 투입 첫날 5명의 생존자를 구조했다.

지진에서 살아남은 주민들은 식량과 물, 임시 숙소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피해 지역 수많은 사람이 슈퍼마켓 주차장이나 모스크, 길가, 폐허 한가운데에서 추위에 언 몸을 모닥불과 담요에 의지한 채 밤을 지새우는 실정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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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지진 피해를 입은 시리아에서 한 여성이 아이를 안고 수색 잡업을 지켜보고 있다./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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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내전에 시달리고 있는 시리아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시리아 정부는 반정부 세력을 탄압해 왔고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다. 튀르키예와 달리 상당수 국가로부터 직접 원조를 받지 못한다. 시리아 정부는 반군 점령 지역에 대한 구호 물품 전달을 승인했지만, 유엔 측은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받지 못한 상태라고 CNN은 전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은 "이번 지진으로 시리아 주민 537만명이 집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며 "쉼터와 구호 물품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사망자 예측치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 사망자가 10만명을 넘길 확률을 14%에서 24%로 높여 잡았다.

희생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튀르키예 정부의 '늑장 대응'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지난 8일 남부 피해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런 대형 재난에 준비돼있기는 불가능하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발언을 해 비난이 더욱 거세졌다.

여론이 악화하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남부 도시 아디야만을 방문해 정부의 부실한 대응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불행히도 우리가 원하는 만큼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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