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도매대가 탓에 비싼 알뜰폰 중간요금제
"LTE 수준 인하해야"
통신 3사는 지난해 8월 5만~6만원대에 월 24~31GB 데이터를 제공하는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했다. 중간요금제 출시 약 2달 뒤인 10월 말 기준 가입자가 전체 5G 가입자의 1%를 웃도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소비자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정부는 40~100GB 등 중간요금제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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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5G 중간요금제를 둘러싼 갈등이 과거 보편요금제와 닮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18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가계통신비 절감을 위해 월 2만원대 요금에 데이터 1GB를 제공하는 보편요금제 출시를 추진했다. 통신 3사는 마지못해 유사한 구간의 요금제를 내놓았으나, 소비자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당시 실질적인 통신비 인하는 알뜰폰이 주도했다는 평가다. 알뜰폰 업계는 보편요금제보다 저렴한 월 1만원대 요금제나 통신 3사 반값 수준의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소비자 편익을 확대했다.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자급제 단말에 알뜰폰 요금제를 쓰는 일명 '꿀조합'이 인기다. 통신사 대리점을 이용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직접 산 뒤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를 이용해 통신비를 최대한 아끼는 것이다. LTE처럼 5G 시장에서도 알뜰폰이 가계통신비 인하를 이끌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이 같은 바람이 실현되기는 쉽지 않다. 알뜰폰 5G 요금제가 비싸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5G 도매대가가 비싼 탓이다. 과기정통부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을 보면 지난해 12월 기준 LTE 시장에서 알뜰폰 점유율은 25.2%에 달하나, 5G 시장에서는 0.6%에 불과하다.
SKT를 시작으로 KT와 LG유플러스도 5G 중간요금제 도매제공을 시작했다. 그러나 도매대가가 기본료의 60%로 높다. 예컨대 SKT '5G 베이직 플러스(5만9000원, 24GB+1Mbps 속도제어)'의 경우, 알뜰폰 도매대가는 3만5400원에 달한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해당 요금제를 월 3만원 후반~4만원 중반 가격에 소비자들에게 다시 판다. SKT에서 동일한 스펙의 온라인 요금제를 가입하면 월 4만2000원이다. 심지어 3회선 결합 시에는 3만6000원까지 떨어진다. 경쟁이 어려운 상황이다.
5G 중간요금제 도매대가를 인하해 경쟁력 있는 요금제가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가계통신비 인하에도 기여하고, 저렴한 사물인터넷(IoT) 회선이 아닌 후불 가입자를 늘려 알뜰폰 시장의 내실화도 이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5G 중간요금제가 실효성을 갖추려면 최소 LTE 수준으로 도매대가(이통사 소매요금의 40.5%~53%)를 인하해 월 2만원 후반~3만원 초반 가격대가 형성돼야 한다"며 "알뜰폰은 온라인 가입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만큼, 이통사의 온라인 전용 요금제 도매제공을 통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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