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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1.4조 성과급 잔치 벌이면서 ‘사회공헌엔 고작 5000억원 생색’…돈 잔치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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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최대 이익에도 은행 사회공헌액 2년 연속↓

시중은행 이익의 5~6%, 카뱅 0.15%·케뱅 0.31%

금리·수수료 낮추고 충당금 확대 가능성…배당 증액은 눈치봐야

헤럴드경제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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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은행권이 정부와 여론으로부터 연일 '이자 장사', '성과급 잔치'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해법을 고심하고 나섰다. 통상 의례적으로 해온 사회공헌사업부터 증액하고, 자진 대출 금리를 인하하는 등 방법이 거론된다.

이복현 ‘5000억원 사회공헌으로 생색내지 말라’ 일침…은행, 규모 늘리나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선 은행권은 일제히 사회공헌 규모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일 "은행권이 작년 말 시장안정에 동참하고 4000억원 규모 중소기업 지원 계획에 이어 최근 5000억원 규모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내놔 감사한 마음"이라면서도 "일각에선 거기 포함된 프로그램이 통상적인 관행이나 업무에 포함된 것을 포장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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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4대 은행의 간판.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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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달 27일 은행연합회는 3년간 수익의 일부로 5000억원의 재원을 모아 취약계층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5000억원은 가계·소상공인이 제도권 금융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지원하고 중소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을 줄이며 공동 공익사업을 벌이는 데 쓰일 예정이다. 하지만 이 5000억원에 통상적 범위의 취약 가계 기업 대출 프로그램 관련 재원까지 모두 더해 '생색'만 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금융당국의 수장이 직접 제기한 셈이다.

따라서 당장 은행권은 이 5000억원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실효성을 구체적으로 입증하는 동시에, 규모도 키울 가능성이 커졌다. 시중은행들은 아직 은행권에 대한 부정적 여론으로 공동 비상 회의나 간담회 등의 공식 일정을 잡지는 않았지만 현재 대통령이나 당국이 나서는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며 대책 관련 의견을 교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사회공헌액 2년 연속 뒷걸음질

은행들이 코로나19 사태와 금리 상승으로 은행들이 최근 수년째 사상 최대 이익을 내면서도 사회공헌에 너무 인색하다는 지적은 이미 지난해 국회에서부터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은행연합회 사회공헌활동 보고서, 금융감독원 공시 실적 등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19개 은행의 2021년 당기 순이익 대비 사회공헌금액 비율은 -1.26∼13.59% 수준이었다.

적자(-7960억원)인 씨티은행을 제외하고 2021년 흑자를 낸 18개 은행 가운데 사회공헌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제주은행(13.59%)이었고, 최저 은행은 카카오뱅크(0.15%)였다. 같은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도 0.31%에 머물렀다.

5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NH농협은행이 1위였고, 이어 신한은행(6.74%)·KB국민은행(6.32%)·우리은행(6.29%)·하나은행(5.71%) 순이었다.

더구나 은행권의 사회공헌금액은 2년째 오히려 줄었다. 은행·보증기금 등 은행연합회 소속 회원기관과 은행연합회는 2021년 사회공헌 사업에 모두 1조617억원을 지원했다. 지원액은 3년 연속 1조원을 웃돌았지만, 2006년 보고서 발간 이래 가장 많았던 2019년(1조1300억원)보다 적고, 2020년(1919억원)과 비교해도 약 300억원 감소했다.

시중은행 대출금리 더 깎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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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부착된 대출 안내문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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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수수료 감면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부터 금리 상승에 따른 예대금리차 확대를 다시 지적하자, 은행들은 올해 들어 대출 금리도 스스로 낮춰왔다. 개별은행이 지표 금리에 임의로 덧붙이는 가산금리를 줄이면서 실제 대출금리 하락 폭이 시장(채권) 금리나 코픽스 등 지표 금리의 하락 폭보다 훨씬 컸다.

예를 들어 지난 3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는 연 4.950∼6.890% 수준으로, 한 달 전 1월 6일(연 5.080∼8.110%)과 비교해 상단이 0.130%포인트, 하단이 1.220%포인트나 하락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같은 기간 0.050%포인트(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실제 4대 은행 변동금리 낙폭은 하단(-0.130%포인트)이 약 3배, 상단(-1.220%포인트)은 약 24배에 이른다. 그만큼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자진해서 깎았다는 뜻이다. 이제 대통령의 '돈 잔치' 경고까지 받은 만큼, 은행들은 당분간 가산금리를 줄이거나 우대금리를 늘리는 방법으로 대출 금리를 더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은행이 받지 않는 수수료의 종류나 감면 대상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 말 이후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5대 시중은행은 모두 모바일·인터넷 뱅킹의 타행 이체 수수료를 없앴다. 신한은행은 5일부터 온라인에 이어 오프라인 창구 거래에서 발생하는 이체(송금) 수수료까지 만 60세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면제했는데, 이런 대면 창구 수수료 면제 조치도 전체 은행권에 퍼질 것으로 예상된다.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지난해 말 취약 차주의 중도상환 수수료를 1년간 한시적으로 면제하는 데 합의했는데, 1년 한시 면제 기간이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충당금 늘리고, 배당은 줄이고

한편 윤 대통령이 "은행은 공공재적 성격이 있다"며 "수익을 어려운 국민,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에게 이른바 상생 금융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향후 금융시장 불안정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튼튼하게 쌓는 데 쓰는 것이 적합하다"고 지적한 만큼, 경제 위기나 대출 부실 등을 가정한 은행들의 충당금 적립액은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배당의 경우 주주들의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미 이사회 의결을 거친 작년 연간과 4분기 배당 계획은 바꾸기 어렵더라도, 금융지주나 은행이 정부의 눈치를 보며 올해 연간 전체 또는 분기 배당 규모를 뚜렷하게 늘리지 못할 수 있다.

이 원장은 지난 6일 배당 확대 요구와 관련해 "배당을 많이 하려면 위험가중자산 비중을 낮춰야 하므로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중·저 신용자에 대한 신용 공여가 불가능해진다"고 지적한 바 있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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