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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쌍용차 인수전

쌍용차 인수 기대로 60배 폭등 스마트솔루션즈…상폐 결정 앞두고 CB 전환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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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인수 기대감에 2021년 주가가 60배 폭등했던 스마트솔루션즈(구 에디슨EV)에 대해 전환청구권과 신주인수권 행사가 쏟아지고 있다. 스마트솔루션즈는 지난해 3월 29일부터 거래가 정지된 상태이며 상장폐지 가능성이 적지 않은 기업이다. 상장폐지를 앞두고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사들였던 스마트솔루션즈 투자자들이 투자금 일부라도 회수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채권인 만큼 만기 보유하면 이자를 포함해 정상 상환될 수도 있겠지만, 회사의 생존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향후 거래 재개 시 곧바로 매도하려는 준비에 착수한 셈이다.

전환사채는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가진 채권을 말한다. 전환 전에는 만기까지 보유하면 채권처럼 약정한 이자와 원금을 받을 수 있고, 전환 후에는 주식을 매도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신주인수권부사채는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일정액의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채권이다.

조선비즈

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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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솔루션즈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잇달아 전환청구권과 신주인수권 행사 공시를 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13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전환청구권과 신주인수권 행사 공시는 20개가 넘게 나왔다. 이를 합치면 총 1574만주, 280억원에 달한다. 즉, 1574만주가 새로 발행됐다는 의미다.

해당 CB와 BW는 스마트솔루션즈가 쌍용차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지난 2021년 발행했던 것으로 총 800억원 규모다. 지난 2021년 7월 주식회사 한앤김을 대상으로 각 200억원 규모의 CB와 BW를 발행했고, 같은 해 9월과 10월에는 모네타 에디슨글로벌 투자신탁을 대상으로 각 200억원 규모의 CB와 BW를 발행했다.

투자자들이 서둘러 CB와 BW를 행사하는 것은 스마트솔루션즈의 상장폐지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장폐지가 되면 만기까지 채권을 보유하고 있어도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주식으로 전환해 최대한 투자금을 지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스마트솔루션즈는 지난해 3월 29일 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으며 거래가 정지돼 상장폐지 심사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스마트솔루션즈의 상장폐지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는 부적정, 의견거절, 범위 제한 한정 등 비적정 감사 의견을 받으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이후 8차례의 공시 번복으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고,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이미 상장 적격성 심사 항목이 여럿 추가됐다. 자본잠식률이 57%에 달하는 점도 상장폐지 가능성을 높여주는 항목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스마트솔루션즈는 형식적 상장폐지사유(감사인 의견거절)가 발생한 상태에서 실질심사사유도 발생한 상태라, 형식적 상폐사유 해소를 먼저 기다리고 있다”면서 “올해 결산 때 감사 의견을 받아보고, 2년 연속 거절이 되면 그때 기심위에서 상폐 심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전환 가능한 CB 물량은 약 200억원 이상이다. 상장폐지 되기 전 투자자들은 해당 물량도 전환청구권으로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개인 투자자다. 투자자는 전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투자금을 일부 회수할 것으로 보이지만, 스마트솔루션즈에 물린 개인 투자자들은 피해가 더 심해질 전망이다. 이미 투자자의 전환청구권 행사로 1500만주 이상의 주식이 늘어나서 개미들은 잠재적 매도물량(오버행) 부담을 안고 가야 한다.

상장폐지가 결정되면 7영업일 동안은 마지막으로 주식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상장폐지 정리매매 기간이 별도로 부여된다. 상장폐지 정리매매는 가격 변동 폭 제한이 없는데 통상 마이너스(-) 90% 가격에서 거래가 시작된다. 그러나 스마트솔루션즈는 거래 정지 기간 상당수의 주식이 새로 상장돼 이보다 더 낮은 가격에 주가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거래정지 전 스마트솔루션즈 주가는 1만1600원이다. 정리매매 기간에 1000원대 가격으로 시작할 가능성이 높은데, CB 보유 투자자는 1785원에 CB를 주식으로 전환했기 때문에 개미보다는 피해가 적을 전망이다.

앞서 스마트솔루션즈는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주가가 급등했었다. 2021년 1만원 안팎이던 주가는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2021년 10월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가 된 이후 같은 해 11월 6만3400원까지 치솟았다. 이 과정에서 에디슨EV의 대주주 투자조합이 주식을 대부분 처분하고 차익을 실현해 ‘먹튀’ 논란이 일었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결국 인수 대금 잔금을 납부하지 못해 합병이 무산됐고, 주가는 가파르게 추락했다. 쌍용차 인수를 내세우며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강영권 회장은 지난해 10월 말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김효선 기자(hyos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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